당신은 지금 궁금증이 폭발한다.
얼마 전 우연히 블로그에서 발견한 레시피. 가지 피클.
이름만 들어도 궁금증과 호기심이 솟아나서 레시피를 자세히 검색해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피클보다는 마리네이드에 가까운 요리였다. 올리브유처럼 기름에 음식을 보관하거나 절이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선 정말 보기 드문 요리법인데, 유럽 특히 지중해에 가까울수록 올리브유에 절여먹는 레시피가 많다. 기름이 느끼하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올리브유의 오일리함 보단 향과 풍미에 더 초점을 맞춰서 그런 것 같다.
가지피클은 이탈리아 가정식의 대표주자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집집마다 하나씩은 담가두고 먹고, 또 집안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은 다르다. 정형화된 레시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소금에 절인 가지를 식초물에 살짝 끓였다 올리브유에 마리네이드 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어떤 집은 껍질을 까서 피클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집은 껍질째로 담그기도 한다. 들어가는 허브도 제각각이다. 오레가노를 넣는가 하면 바질을 넣기도 하고, 허브 대신 마늘을 넣기도 한다. 하나의 레시피를 따라가기 힘드니 취향대로 선택하여 가지 피클을 만들어 보았다.
<닭쿡 가지 피클 RECIPE>
1. 껍질은 까지 않는다.
2. 소금에 푹 절인 다음 물기는 꼭 짠다
3. 식초와 물은 1:1 비율로. (가끔 식초 : 물 = 1:2로 하기도 한다고 한다.)
4. 코리안답게 마늘은 필수! 언젠가 사두었던 오레가노도 조금 추가
5. 올리브유는 엑스트라 버진 대신 마트용 올리브유 (엑스트라 버진이 있다면 무조건 엑스트라 버진으로!)
가지는 어슷 썰기로 썰어둔 다음 소금 듬뿍, 절여둔다. 소금에 절인 가지는 물기가 빠지고 꼬들꼬들해질 때까지 절여주고, 절인 가지는 면포에 감싸 물기를 쪼옥 제거해주자.
물기를 제거한 가지는 끓는 식초 물 (물과 식초 1:1 or 2:1) 2분간 끓여준다. 그 이상 끓이면 가지가 너무 물러지니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식초 물에 살짝 끓인 가지는 물기를 제거하고 식힘망에 올려서 식혀준다. 살짝 꾸덕~해지게 말리는 것이 가지 피클의 키포인트. 아무래도 올리브유에 절이는 음식이다 보니 수분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꾸덕해진 가지는 오레가노와 마늘 편을 넣고 잘 섞어준다. 허브향과 마늘향으로 가지가 샤워가 되었을 때쯤 열탕 소독된 유리병에 가지 피클과 올리브유를 넣어주면 끝.
올리브유 가득 넣고 닫아주면 가지 피클 완성. 서늘한 날씨에는 실온에 두어도 상관없지만 요즘처럼 습하고 더운 날에는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해도 좋다. 2주 정도 보관했다가 먹으면 맛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2주일 되기 전에 먹어봤는데 이미 새콤하고 뭉근하니 맛이 좋았다. 피클이라고 하기엔 부드럽고, 마리네이드라고 하기엔 새콤한 그 맛. 물컹거리는 식감보다는 부드럽게 씹히는 게 정말 맛이 좋았다. 아마 물기를 꽉, 짰으면 꼬들한 식감이 더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지 피클에 들어있던 올리브 오일은 나중에 요리할 때 오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살짝 매콤하게 페퍼론치노를 넣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처음 봤던 것처럼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가지 피클의 호기심에 이끌려 키친으로 달려가길 바라며. 오늘의 레시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