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주르륵, 국수는 후루룩
전에 만들었던 곤약 콩국수는 여름의 하얀 맛, 오늘 올리는 비빔국수는 여름의 빨간 맛으로 기획한 레시피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사실 색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여름은 그냥 국수다. 이열치열까지는 인정하지만, 여름에 밥알을 넘기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서 당연히 여름 하면 국수 레시피를 생각했다. 과일도 좋고 시원한 음료도 좋지만, 식사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여름은 면식(麵食)이다.
하지만 다이어터에게 면식만큼 치명적인 것도 없다. 그렇기에 오늘도 역시 곤약면이라는 치트키를 꺼내 들었다.
[재료: 곤약면 100g, 각종 야채들 (파프리카, 오이, 당근, 베이비채소 등), 돼지고기 양념장 (돼지고기 100g, 다진 마늘 2T, 간장 2T, 설탕 1T, 고춧가루 2T, 맛술 1T), 참기름 약간]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중 첫 번째가 야채 폭탄이다. 오이와 당근, 파프리카에 베이비 채소까지 듬뿍 넣었다. 파프리카나 오이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수분 섭취를 돕고 비빔장의 나트륨을 줄여주는데 좋다. 그러니 비빔국수 먹을 때에는 양심의 가책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꼭 야채를 많이 넣을 것!
다음은 직접 만든 돼지고기 비빔 양념장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양념장은 짠맛과 단맛이 강해서 조금은 번거롭더라도 직접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단맛을 내려 설탕은 알룰로스를 사용했는데, 매실액으로 대체해도 좋다. 자작하게 줄어든 간장 양념 소스에 고춧가루를 넣고 볶아주면 금방 수분을 흡수해서 양념장 같은 모양으로 굳어진다. 바로 먹는 것보다는 1~2일 정도 숙성해놓고 먹어도 좋다.
한 젓가락 크게 떠서 먹어보니 매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입을 채운다. 여름의 맛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후루룩'이 아닐까 싶다.
다이어터지만 곤약면 덕분에 가능했던 국수 요리. 덥고 지치는 여름, 매콤한 비빔국수로 입맛을 다시 한번 끌어올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