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인헬. 에그인헬은 왜 이름이 에그인헬일까. 전 세계적으로 지옥, 그러니까 헬(Hell)의 세계는 불처럼 펄펄 끓고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나 보다. 기분 좋게 에그인 선(Sun) 이런 거로 이름을 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괜히 계란한테 죄책감도 안 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에그인헬은 옛날부터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요리였는데, 꾸역꾸역 아껴두었었다. 은근히 다른 요리랑 겹치는 것도 있고, 아끼고 싶다는 이유 때문에 항상 후순위로 밀렸었는데, 이번에 FIKA 세라믹 팬을 사용하면서 어떤 요리가 어울릴지 생각하다 '에그인 헬'을 골라보았다.
에그 인 헬은 재료도 간단하고 맛없없 레시피 기도하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레시피이다. 살짝 볶은 야채에 토마토소스 (일명 레시피 치트키)를 끓이고, 계란까지 반숙으로 익혀내는데 맛없기도 어려운 조합, 망하기도 힘든 레시피이다. 사실 계란이 덜 익거나 터지면 그 나름대로 지옥불을 그려내면 되는 거니까, 너무 긴장은 안 해도 된다.
[재료 : 닭가슴살 소시지 (안 넣어도 무방), 마늘 6톨, 양파 1/2개, 방울토마토 100g, 계란 3개, 토마토소스 100ml]
양파와 마늘은 잘게 썰어서 볶아주고, 그 위에 토마토소스를 넣어서 소스의 풍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닭가슴살 소시지와 방울토마토를 볶다가, 만든 토마토소스를 넣고 끓여준다.
소스가 살짝 되직하면 물을 반 컵 정도 넣어서 농도를 조절해준다.
물을 넣고 농도를 잘 풀어주어야 계란이 타지 않고 잘 익기 때문에, 물은 꼭 반 컵 정도 넣어주는 것이 좋다.
계란을 넣고 끓여주면 되는데, 빨갛게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지옥보다는 용암처럼 보인다. 소스가 되직하면
펄떡펄떡~ 소스가 끓으니 약불로 잘 조절해서 끓여서 지옥에게 당하지 말자.
계란은 표면만 살짝 익혀주고 파슬리를 솔솔 뿌려서 마무리.
계란은 살짝만 익혀서 노른자 반숙을 함께 즐기는 게 포인트인데, 바게트나 치아바타처럼 플랫한 빵에 고소한 노른자와 토마토소스를 올려먹는 것이 별미이기 때문이다.
지옥의 맛이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걸까. 강력하게 개명 신청을 내고 싶은 오늘의 레시피. 에그인헬. 이름을 바꾼다면 지긋지긋한 장마철 어느 때보다도 그리운 해를 그리며 에그인 썬으로 바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