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000(초등 주 1회 1:1 수업 한 달 회비)-30000(교재비)-43500(교재비를 제한 회비에서 수수료 50%)=43500원이 교사에게 지급되는 돈. 도보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는 회원인 경우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만일 회원이 먼 곳에 있으면 왕복 차비 2500원 × 4주 = 10000원을 차감해야 한다. 남가좌동에 초등학생 1명을 월 4회 35분씩 학습 관리하고 내가 버는 돈은 33500원이다. 집에서 가는 데 40~45분이 걸린다. 왕복 90분 수업 35분. 2시간 10분 정도의 시간을 쓰며 버는 돈은 8375원! 지하철 택배를 해도 이보다는 많이 벌 것이다. 회원 교재를 받아 전달하는 일 외에 전문 지식을 갖고 수업을 하는데 고작 8375원. 본 수업 시작 전 체험학습 및 상담하는 데 든 비용 2500원, 수업일에 맞춰 교재를 배달하는 데 들인 택배비 4000원을 제하고 나면 수입은 보잘것없이 찌그러든다.
체험학습을 받고 학부모가 입회 의사를 밝혔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아뿔싸! 실수했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머리를 버스 창에 박고 싶었다. 독서논술교사에 지원하며 의욕을 보이던 때와 다르게 막상 회원을 받고 보니 들이는 노력과 시간 대비 얻는 것이 너무 적었다. 집 근처면 몰라도 이곳은 너무 멀었다. 지도 검색을 해봤어야 했는데 덜컥 상담일정을 잡아버렸다. 뭐든 하면 열심히 하는 습관은 떨궜어야 했던 회원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중등 누나의 독서논술까지 맡기려던 학부모는 고심 끝에 중등 누나는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다. 휴, 가슴을 쓸어내렸다. 누나 수업 장소는 다른 곳이어서 초등학생 수업 후 30여분을 걸어 이동해야 했다. 게다가 교재를 따로 사서 봐야 했다. 중등은 내가 읽어도 재미있는 한국 고전 단편과 시 위주라 수업 욕심은 있지만 시간 소모가 커서 부담스러웠다.
-종로 회원-
종로 회원은 한번 움직임에 남매가 수업을 받으니 수입이 좀 더 나았고 이동 거리도 내 집 문 앞에서 회원 집문 앞으로 30분이면 되었다. 이 경우 117000 × 2-30000 × 2-2500 ×4=77000원. 수업시간은 35분+45분=80분. 이동시간은 60분. 140분이 소모된다. 19250원을 번다. 간신히 최저임금 정도 벌 수 있다.
지점장에게 남가좌 회원 관리에 시간 소모가 크니 해당 구역 교사에게 인계할 것을 요청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다. 나보고 맡으란다.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거부하려다 마지못해 떠맡았다.
도서관 독서회 교육 수료 후 실제 강의를 맡으리라는 보장은 없고, 이후 독서논술 교습소를 운영할 수도 있어서 지점장의 요구를 야멸차게 끊지 못하고 수업을 받았다.
글 읽기가 어려운 초등 2학년 남아, 감수성 많은 초등 3학년 여아, 사춘기 초등 6학년 남아. 3명뿐이지만 연구목적으로 관리하기엔 연령대 분포가 다양하다. 이후 도서관 어린이 독서회 지도 시 프로그램 구성에 도움은 충분히 될 듯하다.
다음 달부터는 회원 교재가 내 집으로 배송되어 지점에 갈 일은 없다. 그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집 근처로 걸어 다니면 최저시급은 벌 수 있다. 큰돈은 되지 못한다. 10명 관리해도 월 50 벌기가 빠듯하다. 교육받는 날을 빼고 주 4일 하루 2~3명씩 관리하면 저녁시간이 된다. 방문형으로는 저녁시간까지 할애하지 않고는 수입이 크지 않다. 애초 목표가 애들 학원비나 보태보자고 시작한 일이지만, 버는 것 없이 시간 소모가 큰 것은 곤란하다. 앞으로는 집 근처나 30분 이내 이동거리가 아니고는 회원을 받지 않겠다. 아마도 그러면 회원 유입이 쉽진 않을 듯하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회원 구성될 때까지 초기 1년을 투자해야 하고 들인 시간과 노동력 대비 벌이가 크지 않아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얼마 있지 않아 해지하는 사람이 여럿인 것 같다. 회원을 가르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실상은 가가호호 교재를 배달하는 수고비 정도를 받는다. 교사가 가르치는 비용은 회사가 낚아채간다.
월세 저렴한 빌라를 얻어 교습소를 차리고 50명 정도 회원을 유지하면 벌이가 좀 될 것 같다. 그 외에 방문형으로는 근처가 아니고는 몸은 고되고 용돈 벌이조차 안 된다.
4년제 대졸 이상 주부 부업으로 쉽게 접근했다가 금세 그만두는 일. 집 근처 회원이 많은 방문형 또는 교습소로 다수 회원이 있는 경우엔 주부 부업으로 안정적인 일. 여기까지가 내가 2월 한 달 독서논술교재 위탁 판매업자로서 겪은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