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아오리 사과를 샀다. 연두색 매끄러운 껍질을 깎았다. 초록을 머금은 하얀 속살에 군데군데 갈색 금이 가 있다. 한두 군데 멍이야 낙과의 흔적이라지만 갈변한 체관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사과를 아예 반으로 갈라 보았더니 씨앗 주변이 까맣게 곪아 있다. 그래도 씨앗은 멀쩡해 보였다.
여기저기 멍든 몸체, 터져나간 혈관에도 알맹이는 지켜냈다. 밥그릇을 싹싹 비우고 물을 마시는 아이들을 보았다. 저들에게 사과를 내어주었다.
사과 씨 두 알은 버리지 못하고 집 화분에 꾹 눌러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