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웅덩이

by 달유하

바위 틈에 고인 물웅덩이에

바람이 스쳐가도, 파도는 오지 않고



그저 밝게 웃는 햇살에만

반짝이며 남아 있었다



오래 고이면 썩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움직일 수 있을까



꿋꿋이 박혀있는 바위들을 밀어내려 해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데



찰랑이며 빛나는 맑음이

서서히 탁해져 잿빛이 되어가고



밝게 웃어주는 햇살에도

미소짓지 못하게 되었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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