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하루에 숨어든 풍경들

by 달유하

무겁게 내려앉은 어둠을 밝히며

서로의 빛을 뽐내는 천장의 조명들은


사실 누구보다

서로를 밀어내네


작고 여린 빛을 품은 조명은

등뒤로 숨겨버리고


꺼져버린 이들은

꺼진 채로 말없이 다음을 기다리네


그러다 커튼 틈이 벌어지는 아침이면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빛을 모두 집어삼키고


그렇게 시끄럽게 따지던 조명들은

조용히 제 빛을 감춰버리네


그러다 깊은 밤이 다시 찾아오면

살금살금 다시 빛을 내며 기지개를 켜고


방 안을 가득 채운 어둠들 사이에서는

여린 빛 하나도 북극성이 되어


누군가의 길을 비추기 위해

작은 빛을 이리저리 흔들어 퍼뜨리면서


서로를 가리려 애쓰던 밤을

잊으려는 듯 깜박이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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