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스며든 풍경들
추적이는 비가 내려오는 날
불도 켜지지 않은 복도에서
온기를 지키려는 듯
웅크리고 있는 택배 상자 하나
아침 햇살이 서서히 가려져
잿빛하늘이 될 때까지
손으로 된 다리를 몇 번이나 건너고
어두운 방에 던져지고 구겨지면서도
전해야 하는 것을 꽉 끌어안은 채로
여기까지 도착했는데
아무도 찾아가지 않고
머리에 붙어있던 이름표는 번져 녹아내리고
몸에는 구겨진 흉터만 남았네
자신을 꼭 안은 상자는
빗소리만 들리는 문 앞에서
물 웅덩이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