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아래

하루에 스며든 풍경들

by 달유하

접히는 골목 모퉁이

노랗게 깨어 있는 가로등 아래


어디서 날아온 건지 모를

작은 벌레들이 느릿하게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비틀거리는 날갯짓마다

휘어지는 원에 한 번쯤은 어둠에 숨어 쉴 법도 한데


누구도 먼저 고개를 돌리지 못한 채

빛 쪽으로만 몸을 기울이네


그들을 이끄는 어둠 위 등대는

슬며시 햇살이 고개를 내밀면

서서히 흐려지겠지만


그 끝을 알고 있으면서도

등대의 불을 끌 수가 없네


불이 꺼지면

모두 다 바다에 빠져버릴 테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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