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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랭 Nov 09. 2017

너라는 개 고마워 : 2. 멋진 강아지

강아지는 되게 멋진데...



강아지를 데리고 외출을 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있다. 


"어머, 강아지가 정말 멋있게 생겼네요! 품종이 뭔가요?"

"와~ 진짜 모델이네! 이 강아지 비싼 강아지 아니에요?"


정작 함께 살고있는 나 또한 처음 만났을 때 당황했을 정도이니 이 강아지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우리집 강아지의 이름은 첸, 쿤이고 종류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이다. 늘 '믹스견' 이라던지 '발발이' 라던지 '똥개'라던지 '잡종'이라던지 이런 종류로 분류되었던 강아지들에 비해 뭔가 사람들이 물어왔을 때 '아,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고 해요.'라고 말을 해 줄 수 있다는 게 가끔 기쁘다. 이탈리아 그레이하운드는 그레이하운드라는 강아지의 소형견 버전으로 그레이하운드에 비해 몸집이 아주 작지만 늘씬한 다리와 큰 가슴뼈, 잘록한 허리 등 신체적인 모습은 똑같이 축소를 하여 아주 귀여우면서도 멋들어지게 생긴 강아지이다. 이 아이쥐(이탈리안그레이하운드의 줄임말)들의 분양가는 듣기로 150만 원 까지 나가기도 하는 품종견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분양가와 상관없이 이 아이들을 데려왔다. 두 마리 모두 주인이 키우지 못해 버려지다시피 내보내진 아이들이었다. 


처음 왔을 때, 첸은 5개월 된 어린 강아지였다. 너무 활발해 그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집안을 초토화시켜놓곤 했다. 첸은 전주인분께서 선물받아서 키우게 된 강아지였는데 훈련도 제대로 되질 않고 강아지가 너무 별나 결국엔 강아지를 다시 누군가에게 입양시켰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너무 난리를 치는 탓에 다시 파양이 되었고 그러던 중간에 신랑이 그 강아지를 대신 입양하게 되었다.


쿤은 첸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다. 6살이었던 쿤이는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 

처음에 키우던 분께서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쿤을 다른 주인에게 입양을 시켰다. 하지만 생각보다 키우기가 어려워져서 아는분께 강아지를 다시 입양을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그분도 강아지를 돌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강아지를 데려다 놓고 직원들이 돌아가며 키우고 있었다. 

이 사연을 알고 친구가 나에게 어렵겠지만 이 강아지를 입양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여 첸을 데려오고 난 1년 뒤쯤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산책을 할 때 사람들이 쳐다보며 예쁘다고 해 줄 때는 기분이 참 좋지만 분양은 얼마에 받으셨냐보 물어보면 괜스레 자존심을 세우기도 한다. '저희 강아지는 입. 양 했거든요.'하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기도 한다. 

멋진 외형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많은 강아지들이 선택되었다가 버려진다. 이 비싼 강아지도 길을 잃거나 버림을 받아 보호소 인스타그램에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한다. 비싼 가격, 아름다운 외모가 무엇이 중요할까. 결국엔 잡종인 강아지나 품종인 강아지나 똑같은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종종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가 그때 첸과 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첸과 쿤이는 우리와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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