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 아이가 재능이 있나요?

[ 강쌤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 ]

by grim jari


#6. 우리 아이가 재능이 있나요?



6살 연두와 미술수업을 한지 한 달쯤 지났을 때였을까. 에너지가 좋아서 목소리도 크고, 의욕도 넘쳐 금세 눈에 띄는 연두였다. 수업을 마친 후 연두 어머님이 나에게 던진 질문은, 오랫동안 나에게 물음표를 남겼다.


우리 연두가 미술에 재능이 있나요?


나는 몇 초라도 멈칫하면 안될것 같아, 최대한 빨리 대답했다.


연두가 손에 힘이 좋아서, 선을 곧게 잘 긋고 색칠을 진하게 잘하더라고요. 연두는 미술을 재밌어 하나요?


재밌어한다는 대답과 하하호호 웃음으로 대화가 끝났지만, 저녁밥을 먹고 자리에 눕기까지도 이상하게 개운치가 않더라. 재능이라. 그 두 글자가 이렇게 기이하고도 조심스러울 수가 있을까.


사실 나는 여태껏 , 수업으로 만나는 어느 아이든지 재능의 여부를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었다. 그림이라는 건, 하고 싶어야 그리는 법이고, 재밌어야 그리고 싶어 지는 것이라, 재능은 정말이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미술이 재밌어서 꾸준히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뭐든 잘 그려내고 만들게 되는 법이라 믿었다.

간혹 시간을 더 투자하고 노력해야, 손의 미세근육이 발달해 선을 편하게 긋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가 결코 재능이 없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잘 그려내는 것이 속도전은 아니니까.


고흐와 피카소도 고작 6살 때는 자신의 재능을 못 뽐내지 않았을까.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글자를 적을 리없고, 배워야만 영어를 읽을 수 있는 것처럼,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다만 창의력은 조금 다른 문제이겠다. 나는 아직, 창의력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쪽이니까.


그렇다면, 연두 어머님이 질문했던 재능은 과연 어느 쪽이었을까. 이제 6년 6개월을 살아낸 연두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둘을 알아채는 능력이 있는지, 아니면 요상하고도 기발한 창의력을 가진 것인지?

6,7살 아이들은 하나를 가르쳐주면 둘을 까먹을 때도 있어서, 하나를 자주자주 가르쳐줘야 한다. 뒤통수를 탁 칠만 창의력은 의외로 가끔 나오기도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스르륵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마도 내가 타고난 재능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그림을 전공했고, 가리키고 있어서 그런지, 그 질문에 맞는 답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아, 오랫동안 목에 걸려있었나 보다. 정답은 아직 모르겠지만, 그림이 좋아서 계속 그린다면 재능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연두는 밝고 건강한 아이니까, 그대로만 커준다면 미래에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그림을 그려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만 예상할 수 있다. 그 외에 것들은, 똘망똘망한 아이들에게 그저 거추장스러운 것 들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5. 아이들에게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