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장미여관의 옥탑방

바다에서 음악을 틀어요

by grim jari




오랜만에 만난 그녀가 눈빛을 반짝이며 비밀을 말하듯 소근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너 알몸으로 밤바다를 수영해본 적 있니?


순간 미간이 쫙 쪼그라들면서 머릿속에선 급하게 시뮬레이션이 돌아간다.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는 게 억울할 만큼, 생경하고 갖고 싶은 경험 아닌가. 당장이라도 바다로 가야 될 것만 같던 그때, 카페에선 장미여관의 옥탑방이 달큼하게 흘러나왔다. 느릿한 기타 소리가 마치 시계 초침 소리처럼 툭툭 끊어져 들렸다.


그녀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태어나 처음 느끼는 기분이라고 했다. 시원했다거나 재밌다 같은 문장이 다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다 알 수는 없지만 근접하게 연상해보자면, 완전한 자유의 느낌과 비슷하려나? 그 당시 자유에 순정을 갖고 있던 나는, 하늘을 날고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는 것에 동경을 갖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선 '자유'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으나, 귀에는 그 단어만 계속 맴돈 이유였다.


군산 선유도의 여름바다에서, 물에 누워 망연히 떠있는 게 아주 편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바닷물이 몸을 지탱해주니 그저 힘만 빼면 되고, 구명조끼 덕분에 빠질까 걱정도 없었다. 그 기분을 밤바다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 밤바다는 훨씬 육감적이지 않나. 도시의 밤과 바다 어둠의 농도는 엄연히 다르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막상 들어가니 너무너무 좋았어. 몸을 살짝 뒤로 젖히며 답하는 그녀는, 삶의 어떤 한 마디를 넘어선 듯 보였다.





나는 어쩌면 이쁘게 반짝이는 물빛과, 내 몸은 안전한 곳에 둔 채 저기서 휘몰아치는 파도만 봐 왔는지도 모른다. 직접 뛰어들지는 못한 채, 관망하면서 동시에 동경했다. 어쩌면 자유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대가 없는 자유는 없지 않은가. 그것이 왜 좋은지도 모른 채 단어가 주는 몽롱한 느낌을 쫓고, 삶의 책임감을 자유라는 글자로 말끔히 덧씌우고 싶었는지도.

밤바다에 맨몸으로 뛰어든 그녀의 용기가 감탄스럽고, 부러우면서 동시에 무서웠다. 시커먼 바다의 냉기가 몸에 전해졌으니.


자유로울 권리가 용기에서 시작된다면, 나는 무엇을 출발선에 둬야 할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 장미여관 / 옥탑방


별 바람 꿈 나 별 바람 꿈 나

세상에 제일 행복한 사람의 기준이 없다면 난 제일 행복해

하늘에 제일 가까이 있는 곳


옥탑방에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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