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
오늘로써 친구가 보내준 책도 거의 다 읽었다. 읽어야 할 책은 항상 세네 권씩 쌓여있기 마련인데, 도서관도 두 달째 문을 닫은 지라 한동안 책상이 헐빈 했다. 마침 해가 쨍쨍해서 담요를 세탁했고, 건조대에 널어보니 어제는 피지 않았던 벚꽃들이 제법 송골송골하게 영글어 있다. 2,3일 뒤면 풍성하게 만개할 것 같다.
“오늘 개학 여부 발표 나지? 이번엔 개학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오십 번도 넘게 들은 남편의 위안이 무색하게도 등교는 보란 듯이 미뤄졌고, 생소하기 그지없는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다는 기사가 났다. 우려했듯이, 4월에도 아이들과 함께 붓과 물감을 만지는 날은 없겠구나. 재료함의 먼지는 걷히지 않겠어. 정말로 통으로 날라 간 1학기가 실감 난 순간이었다.
목마름에 대한 해결은 목마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물을 가지러 일어설 때부터 해결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었으니까. -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中 / 최갑수
마지막 장을 덮었지만, 다시 이 문장을 찾아내 아주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더 정확하게는 노려 보았다가 맞다. 물을 가지러 일어서야 한다. 그 말에 1000% 동의했다. 행동을 취해야 했다. 두 달이 넘도록 실직 상태인데도 능동적으로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다. 여태껏 머리로만 계산하고 분잡 했던 스스로의 한계가 보였다. ‘곧 괜찮아지겠지’라고 미루며 무엇을 인정하지 않았을까. 그러는 시간 동안 비쩍 한 갈증만 더 심해진 건 아닐까.
우선 해결해야 할 목마름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추려낸 다음, 확실하게 행동해야겠다. 이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발버둥 치든 상관없이 세월은 흐를 것이고, 벚꽃은 만개할 테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