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글을 쓰고, 2개월 만에 다시 이 곳에 끄적인다. 그동안 강쌤은 미술수업을 하지 못했기에, 뭔가를 말하기가 어려웠다. 글을 쓰면 뻔한 하소연만 풍기거나, 같은 말만 반복할 것 같았다. 5개월 동안 마음을 다잡았던 생각과 다짐은 널뛰듯 요동쳤으며, 우울과 체념이 번갈아 가슴을 눌렀다. 조금만 기다리면 일상을 되찾을 거야. 머리로만 연상하는 희망고문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중간에 미술과 상관없는 단기 알바도 했는데, ‘돈’이 아니라면 다시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산만하게 발버둥 치며 코로나를 견뎠다. 어쩌면 미술수업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채로 연말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말이다. 올해는 조졌어,라고 치우기엔 2020년은 아직 6개월이나 남았다. 이 정도 됫으면 더 이상 예전 일상을 기다리기보단, 새로운 생활을 구성할 법도 되지 않았을까?
글자조차 생소한 온라인 수업, 왠지 정이 가지 않는 비대면 접촉이 어느 정도 보편화된다면, 내가 아무리 수업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는다 한들, 어떤 식으로든 발현될 수 없다. 세상이 약간, 조금 많이 변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완전히 인정하고, 다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서로 맞댈 머리 없이 외로운 프리랜서라 매번 혼자 생각만 하다, 추진하지 못한 게 많다. 그렇게 늘 하던 방식으로 수업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변화했던 것이다.
지금 바라는 건, 돈도 돈이지만 아이들이 확고하게 그어버린 비뚤어진 선 한 줄이 그렇게 보고 싶다. 무심하지만 단호하게 집어 든 크레파스로 백 색화지에 주욱- 하고 긋는 모습을 본다면, 우습지만 내가 짊어진 삶이 가벼워질 것 같기도 하다. 그냥 이렇게 하면 돼요!라는 맹한 표정을 본다면, 마음속 불안이 조용해질 수도 있겠지.
그 날을 만나기 위해, 앞으로는 다시 재개될 강쌤의 미술수업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쓸 것이다. 무수히 떠도는 옛말 중에,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만큼은 진짜 사실이길 바란다. 엎어져도 다시 일어날 힘은 사라지기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