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ㅡ맛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im jari Jun 04. 2021

글-맛:신과 나눈이야기 1/ 닐 도널드 월쉬

1997.11.01 / 아름드리미디어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이번 달엔 김영하 북클럽을 쉬었다. 읽던 책을 끝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꾸역꾸역 추천 책을 읽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멀고도 가까운'을 다 읽은 뒤, 다음 책을 살피다 메모에 적어놓은 제목에 눈이 갔다. 언젠간 읽어야지 하고 적어놨던 책. 지금이 그때인가 싶어 도서관에 가서 빌렸다. 총 3권이라 읽어보고 사야지 싶었는데, 첫 장을 읽자마자 사야지 싶었다.


이 책은 닐 도널드 월쉬 작가에게 어느 날 들려온 목소리(신이라고 칭하는)와의 대화를 서술한 내용이다. 영적인 부분을 서술한 책은 이미 많지만, 분명한 질문과 명확한 대답으로 흘러가는 내용이 특히 더 좋았다.



'가장 고귀한 생각'이란 예외 없이 기쁨이 담겨 있는 생각이며, '가장 명확한 말'이란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며, '가장 강렬한 느낌'이란 너희가 사랑이라 부르는 바로 그 느낌이다.
-p17


구별이 어려운 감정들을 분명한 글자로 발견할 때, 묵은 질문에 대답을 찾은 명쾌한 느낌이 든다. 여태껏 기쁨과 진리, 사랑이라는 단어는 듣기에 좋은 단어지만 현실에서 찾긴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고귀하고 명확하고 강렬하게 다가왔다.


신은 창조자가 아니라 관찰자다. 그리고 신은 너희가 삶을 살아갈 때 기꺼이 너희를 거들기 위해 옆에 서 있겠지만, 너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는 아니다.
-p29


신에 대한 오랜 질문이 있었다.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세상에 불행과 사고 병을 왜 주는 건지. 전쟁과 가난을 왜 거둬가지 않는 건지. 종교인들이 말하듯 신은 견딜 수 있는 짐만 준다는 점도 어려웠다. 견딜 수 없다고 울부짖는 사람들을 무수하기 때문에.

하지만 신이 관찰자라면, 궁금증이 제법 해소된다. 인간을 거드는 존재라면 삶이 덜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장 심원한 비밀은 삶이 발견의 과정이 아니라 창조의 과정이란 데 있다. 너희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누구인지' Who You Are 찾아내려 애쓰지 말고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Who You Want to Be(되고자 하는 자신) 판단하도록 하라.
-p41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기존의 판단과 생각이 끼어들면 안 될 것 같다. 삶을 창조하고자 하는 진지한 태도를 갖추는 게 먼저인 걸까. 되고자 하는 것이 기쁨과 진리, 사랑의 느낌을 주는지 가슴에게 물어도 될 것 같다.



깨달음이란 어디도 갈 데가 없다는 것과,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것, 지금 있는 꼭 그대로의 자신 이외에 다른 어떤 존재도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p164


내가 있는 곳이 완전하다는 이해, 그 이상 어느 것도 더 필요 없다는 넉넉함, 나의 목적은 지금을 살기 위한 것이란 걸 전체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삶은 천국이 되겠지.


영혼은 진화라는 목적을 위해 몸에 깃들고 몸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너희는 진화하고 있다. 너희는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너희는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될지 결정하기 위해서 모든 관계를 활용하고 있다. 이것이 너희가 이 세상에 와서 할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창조하는 즐거움이고, 자신을 인식하는 즐거움이며, 자신이 되고자 하는 바를 의식하면서 일궈가는 즐거움이다. 이것을 자의식을 갖는다고 할 때의 참뜻이다.
-p209


어제오늘이 똑같고, 나이가 들어도 고질적인 걱정은 존재하고, 삶의 방향성이 모호해질 때 영혼의 퇴화하거나 멈춰 무기력으로 빠지듯 하다. 매일이 축복이고 모든 게 감사여야 한다는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감각을 열고 기민하게 자신을 탐구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사랑은 무엇을 하려 하는가? 이 외에 너희 영혼과 관련 있고, 의미 있고, 너희 영혼에게 중요한 다른 질문은 없다.
-p216


늘 선택이 어렵다. 최선의 좋은 선택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실익을 계산하고, 타이밍을 살피는 대신 사랑에게 귀 기울인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선택을 할지도 모르겠다.


너희를 이곳에서 그곳으로(상처 받는 상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으로) 가장 빨리 데려다주는 것은 완벽한 정직이다. 즉 어떤 것에 대해 너희가 느끼는 바 그대로를 기꺼이 보여주고 인정하고 밝히고 선언하는 것. 네 진실을 말하라. 부드럽게, 하지만 충분히 완전하게. 네 진실에 따라 살아라. 유연하게, 그러나 완전하고 일관되게. 그리고 체험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면 쉽고 빠르게 자신의 진실을 바꾸도록 하라.
-p222


완벽한 정직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느끼는 바가 분명해 의심치 않고 부드럽게 보여주는 체험이 쌓인다면 새로운 삶이 창조될지도 모른다.


신과 나눈 이야기 1은 개인의 전반적인 고뇌에 대한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고 2는 세상과 맞닿은 더 확장된 내용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에 대한 개념을 내려두고 읽으면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맛:멀고도 가까운(리베카 솔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