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ㅡ맛

글-맛:동물농장(조지 오웰)

2015.05.15 / 책세상

by grim jari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조지 오웰의 책은 처음 읽는다.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삽화가 있는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는 기분!



자, 동무 여러분. 우리 삶의 본질이 무엇입니까? 직시합시다. 우리의 일생은 비참하고 고단한 데다 짧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겨우겨우 숨 쉴 만큼의 음식만을 얻어먹으면서 일할 수 있다면 마지막 힘마저 소진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러다 결국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끔찍하고 잔인하게 도살됩니다. 잉글랜드에는 한 살이 지나서까지 행복이니 여가니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에서는 어떤 동물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동물의 일생은 비참하고 예속적입니다. 이것이 명백한 진실입니다.
-p14


동물의 비루한 삶을 표현한 부분이 인간의 처지와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젊음 바쳐 커리어 쌓기에 힘을 소진하고, 새로운 젊음에게 도살되는 지금의 사회와 동물농장은 동일해 보인다.



오직 벤저민 영감만이 자신은 자기의 긴 생애를 하나도 빠짐없이 자세히 기억하고 있으며, 훨씬 더 나아질 것도 그렇다고 훨씬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공언했다. 배고픔, 고난, 실망은 결코 변치 않는 삶의 법칙이라고 그는 말했다.
-p161


갖은 고난들이 당연히 존재하는 게 삶의 법칙인 걸 젊었을 땐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벤저민 영감처럼 긴 생애를 산 존재만이 기다리는 태도로 인정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잉글랜드의 푸른 들판에 인간들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될 날을 동물들은 여전히 믿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금방은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 동물들이 살아 있는 동안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날은 오고 있었다. ~ 그들의 삶은 고되었고 희망이 모두 실현된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다른 동물들과 같지 않다는 것은 의식하고 있었다. 설령 굶주릴지언정 그것은 독재자 인간들을 먹여 살리느라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설령 고생스럽게 일을 할지언정 그것은 적어도 자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다.
-p162


동물농장이 옛 시절 '잉글랜드'를 정치적으로 겨냥한 내용인 걸 해석을 읽고서야 알았다. 필독서인 이유가 있었다.

중간에 삽입된 그림들이 리얼해서 소설의 역동성이 살아있고, 어른 동화책처럼 영상미도 느껴진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이 읽어도 이해될 것 같다.

'동물농장'을 다 읽고 나니 조지 오웰의 다른 책도 왠지 관심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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