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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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약국을 잠깐 다녀왔는데 너무 일렀던지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나온 김에, 마을을 드나들면서 계속 봐왔던 성당에 잠시 들러보았다.
나란히 붙어 있는 학교와 성당이 함께 이 지역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때 마침 크리스마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인도의 뙤약볕 아래에-
연단 위에 선 선생님의 지휘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왠지 어렸을 적에 대운동장에서 모래 먼지를 일으키던 우리들의 모습이 기억나기도 했다.
숙소로 돌아와 다시 침대에 누웠는데,
아무래도 소화가 문제인가 싶어서 오늘은 이대로 금식을 하기로 한다.
안주나에서 사 온 카펫은 여느 인도산처럼 물이 엄청나게 빠졌다.
결국 세탁을 따로 맡겼다.
저녁까지 내내 굶으면서 집 앞 베란다에 앉아 밤하늘의 별들을 감상한다.
꼬르륵- 꼬르륵-
문득 주인네가 키우는 집 앞 돼지를 바라보며 우주에서의 인간의 가치에 의문을 품다.
어쨌건 생으로의 가치는 모두가 동등하지 않은가?
- 라고.
배가 고프면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