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볼(Arambol)의 석양

#099

by J임스

#099


어제의 무리한 주행 탓인지 밤새 고열에 시달렸다.

바라나시의 악몽이 또다시 그대로 나타나는 듯했다.


소영의 도움으로 겨우 몸을 추슬러 식사를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계속 잠을 청했다.


인도에서의 여행기는 아마 절반이 아픈 내용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해 질 녘이 돼서야 어제 봤던 안주나에서의 석양이 떠올랐고,

그 생각만으로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사진기를 들쳐 매고 해변으로 나왔다.


저 멀리 해가 떨어지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로.


사람들은 이 엄청난 광경을 놓고 제각각 명상을 하기도, 운동을 하기도, 사진을 찍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그렇게 지는 해와 마주 앉아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 풍경과 풍광을 경험한다면, 누구나 저절로 입가에 커다란 미소가 걸릴 것 같다.

모든 것들이 지독하게도 아름답다.


풍경에 완전하게 압도되어 사진을 찍느라고 정작 석양을 즐기지는 못한 것 같다.

내일부터는 카메라를 잠시 놓고, 내 눈과 마음에 이 아름다운 그림들을 담아야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벌써부터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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