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일이 힘든 ‘너’에게

#102

by J임스

#102


체력이 꽤 회복되었다.

아침에 베란다에 앉아서 조용히 독서를 좀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인터넷이 되는 식당을 찾아서 점심을 먹으며 오랜만에 한국에 연락을 해본다.

그리운 친구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제야 비로소 고아에서는 왜 밤보다 낮이 더 한가로운지 깨달았다.

날이 하루 종일 너무나 덥기 때문에, 오늘은 해가 질 즈음에야 조용한 해변가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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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은 여전히 황홀하다.

누가 아름다움은 한순간이라고 했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온전히 영원하다.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해본다.

온통 붉은 세상에, 눈을 감아도 마음엔 붉은 석양이 여전하다.


저녁에는 근처 여행사에 들러서 함피(Hampi)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함피에서 벵갈루루(Bangalore)로 가는 기차 편까지 한꺼번에 예약을 해두었다.


이제 이번 여행도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에서 한 후배에게서 문득 연락이 왔다.

삶에 꽤나 지친듯한 모습이 문자로도 역력했다.


‘나’를 찾는 것이 힘들다는 녀석에게, 도피나 혹은 도망치는 것이 그렇게 비겁한 일은 아니라고 일러줬다.


어차피 너와 나, 우리들 모두는 결국 삶으로부터 계속 도망만 칠 수는 없기에-


누구에게나 삶과 마주할 시간은 온다.

그때가 오면 진정한 ‘너’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조금도 방황하지 않고 길을 걷는 일만큼 뻔하고 지루한 일도 없다.

물어 물어 가다 보면, 결국 어딘가엔 다다르게 된다.


네가 그것을 좋아할지 아닐지는, 그때 가서 판단해도 좋아.


늦었다고 오만하지 말라.

시간은 결코 멈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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