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면서도, 같다

#115

by J임스

#115


어제 지각으로 꽤나 고생을 했기 때문인지, 오늘은 알람이 울리자마자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오늘은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다시 콜카타로 돌아간다.

인도 여행을 시작했던 처음 그곳으로.


소영과는 당연히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작별이랄 것도 없었다.

그래도 졸린 눈을 비비며 굳이 밖으로 나와서 손을 흔들어준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마 내가 여행이 힘든지도 모를 정도로 지쳐있을 즈음에 나타나, 나를 참 많이도 도와주었다.


그런 귀한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떠오르며 문득 깨닫는다.

그녀를 만나고서 줄곧 이끌어 온 것은 사실 내가 아니라, 그녀였음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왜 항상 진부한 말 밖에는 남질 않는 걸까.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나이가 좀 더 들면 작은 감사에도 자연스레 사랑한다는 말을 뱉을 수 있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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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안개가 잔뜩 낀 덕분에, 숙소를 나와 잠시 방향을 잃었다.

조깅을 나온 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릭샤를 잡아 탔다.

아저씨는 친절하게도 내 대신 기사와 흥정까지 직접 해준다.

손쉽게 공항에 도착-


인도에서 비행기를 타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완전히 다른 신분의 사람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순식간에 나를 콜카타로 되돌려 놓았다.

마치 지난 한 달간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행이 시작되었던 곳, 최고와 함께 최악이 공존했던 그곳으로.


여전한 콜카타.

기분이 묘하다.


겨우 두 번째 왔을 뿐인데도 익숙한 걸음으로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자연스럽게 시내로 향했다.


운이 좋게도, 예전에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근처를 어슬렁 거리던 게스트하우스에 방을 구했다.

방도 깔끔하니 마음에 든다.

이런 곳을 두고 처음 인도에 오자마자 묵었던 숙소를 기억하니 새삼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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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전에 갔던 노점 식당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옮겨졌다.

익숙함의 힘이라는 것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청년이 있어 말을 걸었다.

환한 미소에 꽤나 멋진 눈빛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중에 읽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이곳으로 봉사를 왔다고 한다.

마더 테레사(Theresa)의 사랑이 이 젊은이에게도 전해진 듯하다.


말이 금방 잘 통해서, 식사를 마치고도 한참 동안을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도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춘-


우리는 모두 각자의 물음과 의문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다르면서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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