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117
마음과 함께 몸도 방콕의 안락함과 편안함에 늘어져버렸는지,
아님 어제 인도에서 돌아오는 내내 은근히 긴장을 한 덕분인지,
정오가 되도록 잠에서 깨질 않았다.
침대도 베개도 오랜만에 너무 편했다.
오늘은 무얼 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일단은 시내로 나가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한 세트 먹었는데 인도에서 양이 줄었는지 꽤나 많이 남겼다.
BTS를 타고 씨암으로 간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거대한 백화점과 그 안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가만히 구경했다.
미디어의 영향인지 인간의 본성인지,
이 거대한 백화점을 가득 채운 물욕은 온종일 사그라들 줄 몰랐다.
투명한 쇼윈도(Show Window)를 너머 도도한 자태를 뽐내는 샤넬(Chanel)을 보며
과연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절대적인가 상대적인가를 한참 고민했다.
여행에 끝에서도 나는 여전히 탐욕적이다.
욕망과의 싸움은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제나 기회는 있다.
숙소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도 꽤나 몸이 추욱 쳐졌다.
근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저녁에는 방콕의 클럽(Club)들이 모여있다는 RCA로 향했다.
RCA(Royal City Avenue)에서 가장 대표 격이라는 ‘ROUTE66’가 첫눈에 들어온다.
멋쟁이들이 꽤나 많았는데, 덕분에 한껏 여행자 복장을 한 내가 오히려 꽤 눈에 띈 모양이다.
수줍어하는 태국 친구들에게 넉살을 조금 부려보았다.
취기가 조금 오를 무렵, 라이브(Live) 타임에 내가 좋아하는 태국 노래가 흘러나온다.
제멋대로 따라 불렀다.
엉터리 허밍(Humming)에도 그 의미만은 진실하게 실리길 바라면서-
“당신을 만난 이후로 난, 현실과 환상 속에서 동시에 살고 있어요.”
“이 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내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Yoot by Groove Ri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