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119
12월 31일.
일 년의 마지막 날이다.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여느 해처럼 큰 일이 있거나 직장을 다녔거나 대학을 졸업한 해는 아니지만,
돌아보면 영화 필름을 빠르게 감은 것처럼 수많은 장면들이 일일이 스쳐 지나간다.
그만큼 열심히 살았나 싶기도 하고, 그만큼 아쉽기도 하다.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걷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궁금증이 항상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는 언제부터인가 진정으로 나를 찾기 시작한 것 같다.
수많은 실패와 인연 속에서 곱씹어 나를 생각하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바라보며
나는 누군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를 진심으로 고민했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새롭고 서툴다.
그저 배우기를 멈추지 않을 뿐-
유리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서로의 덕담으로 마무리를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본 후, 나도 시내로 걸음을 옮겼다.
벌써 수많은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스치는 사람들 모두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가볍게 인사를 건넨다.
빠뚜남(Pratunam) 시장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시내 일대에서 신년 불꽃놀이가 가장 잘 보이는 곳 중에 하나다.
빼곡히 들어선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하늘로 고개를 올렸다.
카운트다운(Countdown)과 함께 사람들의 흥분과 설렘이 서로에게 전해졌다.
이윽고 피어오른 불꽃은 사람들의 얼굴에 저마다 아름다운 빛을 선물했다.
파앙! 파앙! 파아앙! 팡!
불꽃의 어색한 타이밍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커다란 행복 앞에서 작은 실수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
오늘만큼은 눈을 감아도 사람들의 웃음꽃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