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Photo, 14
글을 쓰든, 사진을 찍든, 노래를 하든, 소위 예술가적 행위를 승재는 항상 부러워했다.
짧다면 짧지만, 조금은 특별하고, 조금은 깊이, 그의 삶을 관찰해 온 나로서는 약간 의아하기도 했다.
그저 겸손한 것인지, 겸양의 미덕까지도 가지려 하는 욕심쟁이인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그만한 예술인도 없기 때문이다.
친애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승재를 돕기 위해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대강의 프로세스는 이렇다.
1. 임스가 본인의 사진 두 장을 (선별하여) 제공한다.
2. 사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조율은 일절 하지 않는다.
3. 승재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 고른다.
4. 승재는 사진에서 느끼는 영감을 자유롭게 글로 옮긴다. 픽션(Fiction), 논픽션(Non-)의 제약은 없다.
5. 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조율은 일절 하지 않는다.
6. 각각의 영역이 완성되었으면 그대로 발행함.
가장 친절한 사이에서 가장 불친절한 협업(Collaboration)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아이러니함으로부터 본 프로젝트의 의미가 가장 선명하다.
다소 이기적인 작업의 구성으로, 각자의 영역을 더욱 존중하게 되었다.
내 것을 버리고, 타인 것을 취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예술이라는 것이 삶에 대한 정진이 아니면 무어랴.
그런 점에서 Writing Photo 작업은 대단히 즐겁다.
그와의 관계와 작업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름에서 같음을 만들어가는 이 여정이, 승재와 함께라서 행복하다.
함께 서로 쓰.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