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차례상

#028

by J임스

#028


추석이라 차례를 지냈다.


4평 남짓한 자그마한 공간에서도

어떻게든 풍성한 차례상을 차리겠다는 어머니의 의지가

상다리를 위태롭게 만든다.


아버지는 돋보기안경을 쓰시고는

인터넷을 뒤져가면서까지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바른 상차림을 만듬에 여념이 없다.


어렸을 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께서 그렇게 열심이인 까닭이 못난 아들 덕분이란 걸 안다.


그렇게 나는 삼십 년 만에 처음으로 묵묵하게 차례상 차림을 돕고 있었다.


우리네 정서가 ‘한’인 이유를 해가 갈수록 더욱 크게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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