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
#031
지독하게 맑다.
여행 날이다.
예이츠(Yeats)는 그의 시에서 ‘하지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어라’라고 했다.
역시 가난하여 꿈뿐인 나도, 이제 그 꿈을 만나러 간다.
다만 저가항공은 좌석이 꽤나 좁았다.
하늘 위에서도 부동산은 여전히 비싼가 보다.
어느새 두 시간이나 젊어졌다.
이제 도착까지는 20분 남짓-
비행기 창문 아래로는 이 밤에 어울릴만한 짙은 어둠이 보인다.
모든 게 새롭다!
택시보다 항상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가격이 아니라 물가.
가장 먼저 체험적으로 현지의 물가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항에서부터 택시를 잡아탄다면 능숙하게 흥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여기서의 결과와 판단이 기준점으로 남기 때문에
시작부터 여행의 단가가 조금 높아진다.
파야타이 역에서 내려 59번 버스를 탔다.
미리 검색해둔 대로 우뚝 솟아오른 민주화 탑을 보고서 허둥지둥 내렸다.
후아!
자정이 다 된 시간에도 휘황한 카오산 로드(Khaosan Road)가 날 반겼다.
그냥 소리 내어 엄청 웃어버렸다.
난생처음 먹어 보는 팟타이와 싱하(Singha) 맥주를 한잔하고 숙소로 들어왔다.
카오산 로드에 드디어,
나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