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연착이 있을진대

#036

by J임스

#036


오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빗방울을 뚫고 자전거를 빌려 근처 사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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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폐허.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2시 18분, 다시 기차를 타고 수코타이(Sukhothai)에 간다.


기차는 2시 55분까지 연착이 되었다.

역무원 아저씨는 손으로 직접 낡은 보드에 딜레이 된 시간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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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차가 들어온다.

하지만 이내 뭔가 상황이 잘못된 것임을 직감한다.


벌써 인도(India)에 왔는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승객이 이미 객차에 자리하고 있다.

좌석이 있는 티켓을 구입했지만, 이제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다.


인생이 꼭 약속한 대로 찾아오는 것만은 아니니까.


결국엔 입석.

그래도 덕분에 사람들과 함께 태국다운 모습에 푹 젖을 수 있었다.


조금 답답하기는 해도,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이렇게 사람 사는 정취를 느끼는 것으로 그냥 예술이다.


호기심 가득한 꼬맹이 아가씨들과는 하이파이브를, 곤히 잠을 자는 아가에게는 야광팔찌를 내줬다.


연착에 연착을 거듭한 기차는 결국 깜깜한 어둠이 찾아온 즈음 핏사눌록(Phitanulok)에서 멈춰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이 낯선 곳에서 하룻밤을 머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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