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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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유리가 이미 일어나서, 문 틈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스무 살의 이 어린 소녀에겐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여전히 즐겁고 반가운 모양이다.
오늘은 보스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인근의 온천에 가기로 했다.
뜨거운 온천물에 달걀을 한 바구니 넣고 17분 후에 꺼내니 신기하게도 달걀이 겉은 반숙, 속만 완숙이 된다.
수증기가 자욱한 계곡 안으로 각각 독립된 대나무집이 마련되어 있고, 그 내부엔 온천탕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었다.
온천욕을 마치고는 비가 한 차례 지나간 후의 산속으로 트레킹을 떠났다.
진한 소나기가 전해준 습기와 다시 얼굴을 드러낸 햇살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한 편의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저녁에는 야시장을 구경했다.
유리는 벌써부터 헤어짐이 아쉬운지, 하루 종일 우리를 맴돌고 있다.
마켓에서 잠시 사라졌던 유리와 보스가 함께 뭔가를 사 왔다.
시끌벅적한 마켓 뒤 작은 개울가로 간 우리는 함께 ‘콤(Khom)’에 불을 붙였다.
등불을 둘러 잡은 여덟 개의 손을 힘차게 하늘 위로 던졌다.
그렇게 네 가지의 소원은 밤하늘의 별이 되어 저기, 저 멀리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