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 Phra Phutthabhat

#040

by J임스

#040


보스(Boss)를 만났다.


태국 사람들은 ‘츠렌’이라고 하는 별명을 쓴다.

유리라는 이름도 그녀 본인의 츠렌을 한국식으로 바꾼 이름이라고 했다.


보스는 마을 외곽에 살고 있었는데, 저택이 굉장히 으리으리했다.

하지만 그는 도리어 지나칠 정도로 순박한 모습으로

허름한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서는 사람 좋은 미소로 우리를 맞아줬다.


보스가 운전하는 차로 어머니 병원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사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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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프라탓 람빵 루앙’은 지금까지 람빵에 와서 본 것 중에 제일 근사했다.


사원 안에는 ‘호 프라 풋타밧’이라는 흰색의 작은 건물이 있다.

여성은 출입이 금지된 이 건물은 암실과 같은 내부로 외부의 빛이 새어 들어오면서,

드리워진 새하얀 천 위로 아름다운 사원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해서 보여주었다.


한참을 어둠 속에 서서 멍하니 빛의 마법을 바라보았다.


조용하고도 강한 기운이 사원 전체에서 느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봉헌을 하고 가족들의 이름을 초에 하나하나 정성껏 적어 내려간다.


어머니를 따라 절을 했다.

한국과 양식은 다르지만 마음만은 똑같다.


가족을 향한 사랑은 모든 사랑의 근간이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듯 싶더니, 보스가 양 농장으로 차를 몰았다.

양들과 난생처음으로 부대껴봤다.


집으로 돌아와 일근이랑 찜닭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우리가 가족들을 대접하는 날이다.


흡족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표정을 보니,

모자란 솜씨에 베인 손가락 상처가 되려 대수롭지 않지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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