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ma Bakery Cafe

#055

by J임스

#055


조마(Joma) 베이커리-

루앙프라방의 스타벅스라는 이곳에서 아침을 시작한다.


제니퍼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흑발의 머리를 가지런히 늘어트리며 블랙의 원피스로 한껏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국적은 캐나다지만, 제니퍼에겐 아시안의 피가 흐른다.

난생처음으로 본인의 부모가 나고 자란 베트남을 여행하고,

남은 일정에 라오스까지 좀 더 둘러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묘한 매력이 항상 그녀 주위를 감싸고 있는 듯했다.


조마 베이커리의 가격은 라오스의 물가를 감안하면 살인적인 수준이었으나,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055_1.jpg

그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실내보다도 무덥고 해가 내리쬐는 테라스를 원했다.


자리에 앉아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슬로우보트에서 만났던 두 호주 아가씨들이 합석했다.


유창한 영어로 반갑게 먼저 다가온 이 두 사람에게도 아시안의 피가 흐른다.

중국계 호주인인 린다와 시나는 그들의 뿌리인 아시아에서의 첫 여행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언어와 대륙은 비록 다르지만, 넷 사이에는 아시안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대가 있다.


뿌리는 감출 수 있을지언정 바꿀 수는 없다.

그것은 언제나 변함이 없는 진리다.


제니퍼와는 자전거를 빌려서 폭포로 간다.

천천히 페달을 밟는 그녀의 모습이 이채롭다.


가는 길에 이름 모를 재래시장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조용히 시장 사이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담았다.


꽤나 진지한 표정의 그녀를 바라보니 사진이 사뭇 궁금해졌다.


폭포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산을 따라 한참을 걷고 또 걸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자연 속에서 멋진 데이트를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산을 내려오는 도중에 바지의 엉덩이가 찢어져버렸다.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에 그녀가 한참을 웃는다.

덕분에 나도 그냥 호탕하게 웃어버렸다.


마을로 돌아왔지만 해가 아직이다.

우리는 함께 국수를 먹고 도시를 좀 더 탐험하기로 했다.


지금이라는 시간의 아름다움에 가려져 이름 정도는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은 사원 앞에 앉아서,

그냥 그렇게 해가 전부 떨어질 때까지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은 순간의 아름다움 그 자체도 같이 흘려보내면서-


저녁에는 마을의 작은 바(Bar)에 들렀다.

여전히 그녀와 함께다.


하루 종일 그녀의 미소에 취해버린 것 같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근면성 상관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