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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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에서 다낭(Da Nang), 그리고 호찌민(Ho Chi Minh)으로 이동.
다낭에서 무작정 버스에서 내려서 핸드폰 GPS 하나만 보고 공항을 찾아갔다.
어렸을 적부터 산에 종종 아들을 떨구고 도망가시길 반복한 아버지 덕에, 길 하나는 참 잘 찾는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
두 시간 남짓, 크게 헤맨 것은 없지만 꽤나 지칠 정도는 걷고 나서야 비로소 공항이 보인다.
공항을 보니 다시 몸과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것도 성격이라면 성격이겠지.
공항에서 베트남에서 승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인을 만났다.
마침 호이안에 다녀오는 길이라는데, 이번 인연은 아무래도 공항에서 마주치는 정도였나 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진심으로 그녀의 성공과 안녕을 빌어주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화물 무게가 살짝 초과하여 배낭에서 옷을 꺼내 세 겹 정도로 겹쳐 입었다.
스위스 나이프가 문제가 되었는데, 리처드라는 넉살 좋은 아저씨가 본인의 수화물로 대신 부쳐줬다.
그렇게 게이트를 무사히 통과.
호찌민에 도착하니 겨우 8시인데도 버스가 끊겨서, 결국 한참 헤매다가 5만 동에 오토바이를 하나 잡아탔다.
공항에서 만난 현지 교민이 데탐(De Tham) 거리로 갈 것을 추천했으므로 순순히 그리로 갔다.
호이안에서 나를 생각에 잠기게 했던 것들은 이곳에 비하면 약과였다.
온갖 휘황한 네온사인과 술집들이 과연 이곳이 베트남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였다.
술집과 여행자들을 위한 모텔, 그리고 거리에는 창녀들이 넘쳐났다.
바(Bar)마다 서양인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직업여성들을 보면서 괜히 또 불편해졌다.
자본주의라는 건, 돈(Money)이라는 건 뭘까.
나와 내 삶은 결국 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여유롭게 비켜갈 수 있을까.
사람 속에서 사람처럼 살고 싶다.
내일은 바로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돌아보면, 베트남에서 나는 꽤나 지쳤던 것 같다.
그것이 베트남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계속되는 여행 때문이었는지는 다음에 꼭 다시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