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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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인도에 간다.
유리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직접 보고 싶어 쭐라롱껀 대학교를 찾아갔다.
‘랍짱’이라고 불리는 오토바이 택시를 탔다.
카오산에서 시내까지 100밧을 줬는데, 80밧이나 70밧에도 갈 것 같다.
학과에 찾아가니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씨암 근처에서나 볼 듯한 멋쟁이들이 많았다.
문득 대학생 시절의 생각이 나서, 괜히 부럽기도 하고 뭐-
유리를 대신해 ‘냇(Nat)’이라는 친구가 교내와 학과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해주었다.
산만한 덩치에 해맑은 미소를 함께 가진 냇은 시종일관 진지하고 깊은 지식으로 나를 놀라게 했다.
그의 해박한 지식 덕분에 태국과 주변국들의 정세와 관계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유리가 말하기를, 냇은 태국에서 누구나 알만한 정계(Politics) 최고 거물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의 매력적인 성격과 재능을 지켜보면서 괜히 이 나라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었다.
수업이 끝난 유리를 데리고 시내로 나가서 필요한 잡동사니들을 좀 샀다.
그녀는 다시금 찾아온 작별이 아쉬운지 내내 조용했다.
이번 여행이 아니더라도 나는 왠지 태국에 자주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마 그녀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그녀와 살짝 포옹을 한 뒤, 별다른 말없이 아쉬움을 나눈 채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카오산의 휘황한 밤이 나를 반긴다.
내일 또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인지 뭔가 다들 멀게만 느껴졌다.
도시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