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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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에 오니 다시 모든 게 새롭다.
이렇게나 크고 발전된 도시일 거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소 놀랐다.
어찌 보면 여정을 뭄바이나 델리에서 시작하지 않은 것이 큰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히피들(Hippies)의 천국이라는 고아행 기차표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라,
일단 아침부터 서둘러 처치게이트(Churchgate) 역으로 갔다.
고아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들을 어제 소영에게도 전해주었는데 고맙게도 그녀 역시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고아행 티켓을 컨펌(Confirm) 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 창구 앞에 섰지만, 여전히 대기번호라고 한다.
창구원은 다만 분명히 컨펌되는 넘버라며 재차 우리를 안심시켰다.
이렇게 된 이상, 그저 믿는 수밖에.
처치게이트 역 근방을 탐방하며 하루를 보냈다.
영국이 남기고 간 건축물들이 도시 곳곳에 웅장하고 우람하게 서있다.
현대의 건축이 오히려 퇴보한 걸까-
라고 느끼게끔 만들 정도의 웅장함과 디테일이란.
거리를 헤매다 스타벅스를 만났다.
!!
금세 얼굴이 싱글벙글해졌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푹푹 찌는 더위에 고생하던 우리를 카페의 냉방이 단숨에 식혀주었다.
가격표를 일부러 외면하고서 주문을 해보았다.
끊을 수 없는 소비와 문화에 일단은 항복이다.
푹신한 소파에 반쯤 누워서 한참을 있다 보니 눈에 들어온 창 밖의 풍경은
매장 안의 모습이 묘하게 서로 상반되어 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기분인지 나도 모르겠다.
나는 과연 어느 쪽일까.
부근의 거리를 조금 더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갔다.
뭄바이에서는 전철을 타는 게 꽤나 재밌다.
표는 몇 번을 사도 검표하는 곳이 없고, 문도 없는 채로 잘도 달린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표는 꼬박꼬박 샀다.
내일은 여행자의 거리라는 콜라바(Colaba Street)에 가보기로 했다.
빨랫줄이 필요하다.
내일 꼭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