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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77 - "하루를 정리하며"

알제이야기

"생산자의 법칙을 읽으며"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작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주재 생활을 하고, 주재생활하면서 바라 본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그리고, 스테르담이라는 필명도 암스테르담에서 나왔다.


스테르담님은 멕시코에서 주재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추측이 되고, 하루에도 2~3개의 글을 꼭 브런치에 올리신다. 아마도 법인장이실 것 같은데, 그럼 경험상 아주 바쁘실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쉬지 않고 좋은 글을 올리신다. 그래 이 분이 나의 롤 모델이다. 벤치마크를 할려고 하는데, 이 분의 내공은 이미 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천천히 따라가도 몇년은 걸릴 것 같아서. 나만의 속도로 몇 년이걸리더라도 천천히 따라 가보기로 했다.


생산자의 법칙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내가 게을러서 시작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바빠서 못하는 것인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 다의 이유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우선 순위를 뒤에 두고 당장 먹고 사는 일에 더 열심히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듯 하다. 뭐든 열심히 하다보면 되지 않을까? 꾸준함을 먼저 실천해 보자.


"회사에서 점심 먹으면서"

오늘은 외근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회사 후배와 같이 점심을 하게 되었다. 오늘 같이 점심을 먹게 된 후배는 J이다. J는 2년차 사원이며, 알제 생활이 벌써 2년이 넘은 후배다. 후배에게 뜬금없이 밥 먹다가 질문을 했다.


"요즘 원달러가 환율이 1,330원이 되었는데, 왜 올랐는지 알아?"

"글쎄요. 달러 수요가 늘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리고, 뉴스에서 보니 중국발 부동산 위기가 온다고 하던데요"

"그럴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가 2008년이후 최고치인 4.3%를 넘어서 그래. 물론 중국발 부동산 위기도 조만간 크게 다가올 것 같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에서 각종 금리를 결정하는 지표로 사용하거든. 모기지 이자 등 소비자의 피부에 와 닿는 금리가 인상되어서 그래."


밥 먹으면서 이런 대화를 하면 밥이 잘 넘어 갈까? 내가 J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봤다. 타부서 선배와 밥을 먹는데, 어려운 이야기 하면서 자꾸 질문을 하면 얼마나 귀찮을까? 다행히 대화는 전화가 오면서 중단되었다. 식사 중에 긴급 전화가 왔고, 그 후배는 이게 호재 인 듯 했다. 앞으로 내 입장으로 무엇인가를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은 그만 둬야겠다. 세상은 중심에서 나를 한발 뒤로 빼자.


해외 근무하면 일부 지역은 월급이 현지화로 안나오고 달러로 나온다. 현지화로 주면, 환율에 따라서 매달 월급이 늘거나 줄어든다. 우리가 알아서 헷징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달러로 지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달러 환율의 등락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월급이 늘고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1300원을 넘어서 월급이 전달 대비는 늘었으나, 환율이 내려가면 월급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월급을 달러로 받으면 등락폭을 줄이기 위해서 헷징을 해야 한다. 필자는 헷징하는 방법으로 미국 S&P500 ETF 지수를 물고 있는 VOO에 매달 일정 금액 사둔다. 저금과도 같은 거라서 10년을 넣어두면 연평균 8%의 이자는 먹을 수 있다. 올해는 그 이상으로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헷징의 개념으로 넣어 두는 것이다. 최소한 원금을 까 먹지 않을려고 한다.


매일 아침에 CNBC 경제 뉴스를 보면서 시작하는데, 오늘 뉴스는 브릭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많은 나라들이 브릭스 그룹에 가입하고 싶어 한단다. 알제리도 브릭스 그룹에 가입하려고 신청서를 냈는데, 아직도 승인이 안 나고 있단다. 주말에는 브릭스 그룹의 의미에 대해서 찾아봐야겠다.


"아내의 손"

점심을 먹고 한국에 전화를 하면 한국 시간 저녁 8시정도 된다. 8시간의 시차가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한국 시간 오후 4시이나, 아침은 워낙 바쁜 일들이 많아서 부모님께 전화를 정기적으로 드릴 수가 없어서 점심 먹고 남들은 나가서 산책할 때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다.


매일 전화를 드리는데도 어머니께서는 정말 반갑게 이야기 해 주신다. 마치 오랜만에 통화하는 아들을 대하듯 해 주시는데, 나도 오랜만에 전화 드리는 아들의 마음으로 전화 드린다. 나이들면 아들에게 전화 받는 것이 즐거운 일 중에 하나 인 듯 하다. 오늘은 아버지 생신이다. 음력 칠월칠석날이기도 하다.

부모님 통화 후에 한국에 있는 막내 아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내일 수원 병무청으로 신체검사 받으러 간다고 한다. 내일 비가 많이 올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고 하며, 민방위 훈련이 2시에 있어서 버스와 전철이 안 다닐거라고 걱정을 한다. 아직도 민방위를 하는구나 생각을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30분이면 다 끝날 것이니, 그 때까지 건물 안에서 잘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줬다. 오랜만에 막내와 통화를 하니 시간이 너무 잘 갔다. 나도 부모가 되어가나 보다. 부모의 마음은 이런 것이구나.


퇴근 전에 아내와 카톡을 했다. 아내가 일하다가 손가락에 실핏줄이 터진 것 같다고 한다. 손을 찍어서 보내 줬는데, 도대체 김밥을 얼마나 말기에 손가락이 저렇게 되었나. 말은 안 했지만, 내심 미안함이 마음 속을 스쳐 지나갔다. 오늘 하루의 피로가 손가락에서 너무 느껴져서 미안했다.나도 해외 생활이 힘들지만, 아내도 역시나 힘든 생활이 마음으로 느껴졌다. 아내가 생각을 많이 하지 말고,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자고 한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내가 열심히 살았다고 느꼈다면 그 날은 아주 잘 살았다고 이야기 해줬다. 나에게는 오늘이 그 날이다.

아내의 손

매일 매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다. 그러나, 아침과 저녁에 루틴을 만들어서 잘 따라가고 있다. 루틴을 만들지 않았다면 유투브와 인터넷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 요즘은 글쓰기와 책읽기 그리고 스트레칭으로 아침 저녁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생길 때마다 한국 부모님과 아내에게 연락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안되는 영어로 현지 동료들과 하루 종일 이야기 하다가 가족들에게 전화해서 한국말을 하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목소리만 들어도 매일 같은 이야기를 해도 위로가 된다.


"오늘의 식단"

아침은 그레놀라에 슈퍼에서 구매한 오트밀을 섞어서 먹는다. 우유는 한달짜리 멸균 우유인데, 8개월정도 먹었더니 은근 서울우유 느낌이 난다. 무슨 맛인지 보다는 오늘도 아침 식사를 했다는 의무감에 먹는다. 일단 먹어야 에너지가 나오고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저녁은 계란 후라이 2개와 햇반 그리고 돼지고기 장조림 캔이다. 거기에 참치를 살짝 올려서 약간의 짭쪼름한 맛을 냈다. 어떤 맛이든 좋다. 저녁도 배고파서 먹는 것이다. 다만 너무 많이 먹으면 저녁 잠을 잘 못자서 햇반을 절반만 덜어서 먹는다. 남은 햇반은 냉동실에 넣고 다시 전자렌지 돌려서 먹으면 된다. 해외에 혼자 살면서 먹는 즐거움을 모두 잊어 버렸다. 가족도 없고, 혼자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배가 고파서 먹는 것 이상의 생각이 안 든다. 이래서, 남자 혼자 살면 안된다. 가족과 같이 생활하는 것이 맞다.

아침식단
계란 참치 그리고 장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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