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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87 - "장보기"

알제이야기

"주말 아침, 요리 중"


냉장고를 정리할 때가 와서 오늘 아침은 그동안 냉동실에서 오랜 보관되어 있던 친구들들 날짜 순으로 스캔을 했고, 그 중에 맛도 보장되면서, 맛도 있어 보이는 돈가스를 꺼냈다. 이 친구도 냉동실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냈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어서 정리 대상이었다.


조리방법은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면 15분간 돌려 주면 되는 간단 조리법이 있으나, 알제에 사는 나에게는 어에프라이어가 있을리가 없다. 실제 매장에서도 에어프라이어를 본적이 없다. 누군가 에어프라이어기를 가져와서 팔면 왠지 잘 팔릴 것 같다. 알제 사람들도 뭔가를 튀겨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이미 튀겨져 있는 음식을 데워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에 에어프라이어가 딱 인데, 아직 존재를 몰라서 그런지 시장 내 수요는 없다. 아님 내 눈에만 안 보일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가 없으면 프라이판에 식용유 여섯 스푼을 넣고 중불에 달군다음에 돈가스를 하나 넣고 9분정도 요리하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중불이면 9분이 되기 전에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고소한 냄새가 집 안을 뒤흔든다. 원래 튀겨져 나온 음식이라서 일단 기름을 깊게 먹음고 있다. 조리 방법이네는 다 익히더라도 기름을 빼고 먹으라고 조언이 되어 있다. 그래서, 기름을 빼기 보다는 프라이판 위에서 눌러서 기름을 짰다. 그랬더니 생각했던 것 보다 기름이 더 나왔다. 여섯 스푼 보다 더 기름이 많이 나왔다는 말이다.


돈가스 안에 치즈와 같이 냉동으로 보관되어 있던 기름이 뜨거운 열기에 돈가스 밖으로 나와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했다. 돈가스와 반찬을 같이 먹으니 고소함이 더 배가 되었다. 조리 시간은 30분정도 걸렸고, 먹는데는 10분정도 걸린 듯 하다. 좀 더 씹어서 먹었어야 하는데, 못된 식탐 덕분에 넘기기 바빴나 보다.


혼자 살면서 요리를 하게 되면 안 좋은 점이 있다. 요리를 혼자 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요리를 할 양이 문제다. 혼자서 먹기 위해서 이것 저것을 벌리면, 일인분으로 끝나지 않고, 항상 2-3인분 수준의 양이 나온다. 예전에는 햇반도 하나를 돌려서 다 먹었는데, 요즘에는 햇반을 반만 먹고, 반은 다시 냉장고에 넣어서 얼린다. 그리고, 다음에 먹을 때 반만 먹는다. 인스턴트로 나온 반찬들이 1인분 이상 들어 있다보니, 항상 밥을 많이 먹지 않고, 반찬을 더 먹게 된다. 이래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집에서 해 먹지 않고, 나가서 간단하게 사 먹는구나 생각을 했다.

돈가스와 햇반 그리고 광천김
"까르푸 장보기"


아침에 장보러 가기 위해서 나와 보니, 내 차 앞에 주차된 벤츠가 이 나라 지형에 딱 맞는 차량으로 보였다. 달베이다는 공항동이라서 고급진 차를 본 적이 많지는 않은데, 누군가 차를 좋아하는 매니아 분이 있나 보다. 알제리에는 사막과 산악 지형 그리고 해안도로를 낀 도시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도 산악과 해양 지역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나, 한국과는 다르게 도시가 산 위에 만들어져 있다. 매번 출장가는 세티프도 해발 1,100미터 위에 있는 도시다. 그렇다 보니, 사륜구동의 차량이 이 나라 지형에 딱 맞다고 생각이 드는데, 동네 주민 분 중에서 이런 차를 가진 분이 있다니, 나중에 주인을 만나보고 싶다.


알제리는 철저하게 폐쇄 경제를 가지고 있어서 외화 반출이 필요한 고급 차량 등은 수입시 관세가 90%이다. 그래서, 아무나 쉽게 차를 수입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급차가 동네에 있다는 것은 매니아 분이 주인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내 차는 아니고, 내 차 앞에 벤츠

알제리에 2개 있는 까르푸 중에 하나가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주말 아침, 특히 금요일 아침에 거의 길이 막히지 않기 때문에 10분 내에 도착이 가능한다. 오늘은 차주에 한국 출장 가기 전에 친구들과 부모님을 위해서 사가지고 갈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서 까르푸를 방문했다. 예상 했던 대로 매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금요일 기도 시간 때문에 12시에 문을 닫고 다시 3시에 문을 열어서 아침 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입구에 들어가니 이제 아이들 학교 용품에 대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각종 가방, 학교 교복 그리고 노트와 펜 등 학용품에 대한 여러가지 행사를 진행 중이다. 가방은 정말 저품질인데, 가격이 2만원이 넘는다. 한국에서는 이런 품질이면 5천원을 줘도 아까울 것 같은데, 여기는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가 높게 붙고 또한 제조경쟁력이 낮아서 생산시에 또 여러가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 모든 비용을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생활 수준에 비해서 공산품 가격이 말도 안되게 비싸다. 더 문제는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것이다.

품질이 낮아도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아서 꼭 필요하면 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도, 여기서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자. 10년 전에 나이지리아에 살 때는 이것도 없었다. 그래서,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었다. 알제리는 그에 비해서 물건의 길이 떨어져서 그렇지 물건은 있다.

Back to school 프로모션 중이다

입구에 쭉 늘어져 있는 학생요품 코너를 지나면, 샴푸와 바디워셔 등 생활용품 코너가 있고, 그 옆으로 커피 등 제품이 있다. 까르푸가 다른 매장에 비해서 그나마 상품의 질은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맨 끝에 식품 코너가 있다. 오늘 살려고 하는 것은 알제리를 대표하는 대추야자와 대추야자로 만든 시럽을 살려고 한다. 알제리 대추 야자가 중동 내에서는 최상품으로 분류가 되고 맛도 좋다. 두바이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까르푸에서 파는 것은 그나마 품질이 어느정도 검증이 되어 있다.


카모마일은 저녁 잠자리에 좋다

지금은 대추야자 시즌이 아니어서 그런지 가격이 지난 3월보다 40% 이상 올랐다. 그리고, 그 때보다 품질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알제리에서 선물용으로 살 수 있는 것 중에서는 그나마 괜찮다. 지난 번에 드렸는데, 티비보면서 하나씩 드신다고 하는데, 당뇨가 있으시니 한 번에 2개 이상은 드시지 말라고 이야기 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셔서, 이번에 한 번 더 사가지고 간다.


부모님을 위해 3박스를 샀다

야채코너 앞에 코카콜라 행사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오후에 사람들이 사원을 갔다가 오면 붐빌 때 행사를 하기 위해서 설치한 듯 한다. 지난 1년간 여기에 왔었는데, 이렇게 행사 부스가 설치된 경우는 처음보는 것 같다. 알제 사람들도 음식 먹을 때, 콜라와 함께 많이 먹는다. 여기서 술을 먹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콜라가 알콜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콜라 시장이 클 것으로 생각되고, 펩시콜라도 있지만, 사람들의 선호는 역시 코카콜라다.


지역 음료로 함무드라고 있는데, 그 역시 콜라만큼 많이 마신다. 그래서, 콜라가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많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필자는 탄산음료를 잘 먹지 않지만, 그래서 양고기를 먹을 때는 콜라와 함께 먹는다. 그래야, 고기만 먹었을 때의 퍽퍽함과 느끼함을 덜어 낼 수 있다.

오늘 코카콜라 행사 하나보다

이렇게 오늘 장보기는 결과는 5만원 정도 나왔다. 대추야자와 대추 시럽 가격이 대부분이고, 사무실 출근해서 점심 대용으로 먹을 바게트 빵을 하나 구입하고,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 산 것 외에는 오을 특별히 더 산 것은 없다. 평소에 까르푸에 오면 과일과 야채를 사면 대략 만원 언저리에서 해결이 된다.


장본 리스트

아이스크림 600원

쵸코렛 1900원

과자 1100원

쵸코렛 1800원

(쵸코렛과 과자는 회사 경비 아저씨 드릴 것)

바나나 2개 1860원 (이건 무게로 판매)

대추야자 하나 6220원

대추야자 둘 6360원

대추야자 셋 5480원

대추야자 시럽 6개 24000원

바케트 빵 1개 630원

오늘의 장보기 결과

이렇게 해서 1시간 무료 주차권을 받았다. 1시간 주차요금은 500원이다. 바게트 빵하나는 공짜로 받은 느낌이다. 일요일에 터키 항공으로 한국으로 들어 가는데, 이스탄불을 거쳐서 16시간 소요된다. 길게 보이지만, 막상 비행기를 타고 가면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다. 늘 타던 비행기들이 10시간 이상이어서 이번 여행도 그렇게 길게 느껴질 것 같지는 않다.


오늘은 주말이지만, 한국과 두바이에서 근무 중이라서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되어 무용담으로 이야기 하게 될 듯 하다.


"내가 알제 살때는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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