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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88 - "군대이야기"

알제이야기

"군대이야기"


아이들이 다음주 화요일에 입대를 한다. 그래서, 요즘 군대 갈 준비로 바쁘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터넷에서 훈련소 후기를 보고 무엇을 가져 갈지를 인터넷에서 쇼핑을 한 후에 가져 간다고 한다. 그리고, 입대 2주전에 경기 지방 병무청에서 신체 검사를 받아서 훈련소 입소하면 퇴소 없이 바로 군 생활이 시작된다고 한다. 아프면 이미 병무청에 이야기 해서 연기 신청하지 말고 들어 오지 말란다.


2주전에 신체 검사 끝난 아이들에게 훈련소가 정해졌고, 훈현소 중대장도 배정이 되었다. 신상사님이신데, 이 분께서 네이버 밴드를 만들고 훈련소 입소할 예비 장병 및 가족들과 소통을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예비 훈련병들에게 계속 전화를 해서 여러가지 확인을 한단다. 가끔 보면 새벽 5시에 게시물을 올리고 공지를 하는데, 바로 댓글이 달린다. 이 분들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신상사님께서 보내 주신 훈련병 보급품 기준인데, 예전에 비해서 많은 것을 국가에서 지급한다. 그리고, 현역과 상근이 지급품에서 무슨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니, 전투 체육을 위한 축구화를 현역병에게만 지급한다. 출퇴근하면서 군 생활해도 축구화는 줘도 될 듯 한데, 현재 군대에서는 소소한 차이를 두고 있다. 전기 면도기 등은 개인 사정에 따라서 들고 갈 수 있단다. 그래서, 가져가도 되는 물건은 신상사께 댓글로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을 달아 주신다. 이 분도 대단하신게 300명이 넘는 사람들의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주고 계신다. 아니면 신상사 아이디로 교육조교들이 댓글을 달아 줄 수도 있다.


예전의 추억이 떠오른다. 입대 전에는 친구들과 돌아 가면서 술 먹고, 어린 나이에 인생 이야기 하고, 복학한 선배들은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니지 군생활할때는 엄청 힘들었다고 하며서 매일 술 사주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 맛이 없나 보다. 아이들은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고 해외 생활을 많이 해서 한국에서 친구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집돌이가 되어서 집에서 많은 것을 해결한다.


군대 가는 날은 친구와 함께 논산으로 갔고, 훈련소 들어 가기 전에 머리를 깍았다. 그래서, 집을 떠날때는 긴머리였으나 논산에 기차로 도착을 해서는 짧은 머리로 입소를 했다. 그때 나와 같던 c군은 초등학교 친구인데, 아직도 연락하고 잘 살고 있다. 아내와 만나서 결혼할때까지도 큰 역할을 해 줬다. 그 친구는 면제로 군대를 안 갔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어 군대를 안 갈 수 있으면 안 가는게 맞다. 인생에 있어서 군대 생활은 그렇게 큰 도움이 안된다. 군대에서의 추억은 별로 없는 듯 하고,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은 어디에선가 다들 잘 살고 있겠지. 나도 그 중에 하나 일뿐이다.

훈련병 보급품 리스트
"주말 동네 산책"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아침루틴을 시작하지 않고 오늘은 이불 속에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내년 한국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봤다. 이제 10개월 정도 생활을 했고, 앞으로 8개월정도 남았고, 길면 14개월정도 남았다.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8개월정도 하고 복귀할 생각을 하는데, 남은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을 것 같아서 알제에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시간의 흐름 순서대로 생각을 해 보았는데, 나름 정리가 되었다. 생각한대로 살려면, 꾸준히 나의 흐름을 생각에 맞춰가야 한다.


일어나서 아침루틴을 시작하고, 아침을 먹은 후에 동네 산책을 나왔다. 오늘은 하늘이 흐리고 날이 시원하여 평소와는 다른 코스를 선택하여 움직였다. 아침 9시가 넘어서 나오니, 동네 가게들이 모두 문열고 장사를 시작하는 중이었다. 9시 전에는 아무도 문을 열지 않아서 조용한 동네였는데, 오늘 아침에 바라본 동네는 좀 더 활기차 보인다.


오늘 코스는 집 앞에 보급/정비 부대가 아주 큰게 하나 있는데, 부대를 크게 돌아 볼려고 그 방향으로 걸어 보았다. 집을 나오는데, 비가 약간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늘을 보니 많이 올 것 같지는 않은데, 꾸준히 올 것 같은 구름으로 낮게 깔려 있다.

"그래, 오랜만에 비 좀 맞고 걸어보자"

생각하면서 동네 채소가게 친구에게 인사하고, 동네 사람들 얼굴보고 인사하고 그렇게 걸었다. 그러자, 빗방울이 굵어지는데, 이건 큰 일이다. 더 많이 오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이내 그래 오랜만에 제대로 맞아 보자 생각을 했다. 빗 맞고 샤워하면 더 개운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걸었는데, 생각보다 비는 많이 오지 않았다.

동네 담벼락 그림

매주 일요일에는 동네에 장이 선다. 그래서, 과일 아저씨, 생선 아저씨, 지난 번 화분 샀던 화분가게 아저씨 등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주말 장사를 하는 중이다. 내 생각에 이런 장터가 동네마다 열리고, 산지에서 직접 와서 판매를 하는 듯 하다. 모두가 박스로 싣고 와서는 판매하고 가는 그런 구조인다. 유통이 잘 발달이 안되어 있다보니, 알제리만의 유통이 발달한 것인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채소와 과일 가격은 한국에 비해서 아주 싼 편이다. 필자는 토마토를 좋아하는데, 요즘에 철이 아닌지, 오래 보관되어 있던 토마토가 매장에 깔리는 느낌이다. 신선도는 낮고, 썩은 부위가 많은 애들도 다수 섞여 있다.


요즘 복숭아와 포도가 거의 끝물인 듯하고, 수박과 멜론은 아직도 계속 팔리는 듯 하다. 계절의 변화는 아마도 과일 가게 매대에서 읽을 수 있고, 사람들 옷차림에서도 읽을 수 있다.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오늘 비도 오고 나면 아마도 가을이 더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제 알제에서 맞는 두번째 겨울이 기대가 된다. 작년에 눈이 많이 왔는데, 별로 눈을 못 봐서 섭섭했는데, 올해는 좀 더 적극적으로 눈을 즐려 볼려고 한다.


빈 과일 매대에서 잠자는 고양이

빈 과일 매대 위에서 잠자는 고양이를 보는데, 정말 세상 모르고 잘 자고 있다. 내가 필요한 잠이 이런 종류의 잠인데, 예전에는 잠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좋았는데, 요즘은 일어나도 피곤하고 뭔가 개운한 맛이 없어졌다. 오늘 만난 길냥이는 정말 잠에 있어서 진심인 듯 했고, 얼굴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부러웠다. 고양이는 잠이 많은 동물이라고 하는데, 주말 아침은 장을 서기 때문에 먹을 것을 구하기가 아주 수월하다. 그래서, 많은 길냥이들이 잠을 안자고 먹이를 구하기에 바쁜데, 이 친구는 대신에 잠을 선택했다. 먹이는 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동네가 한산하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동네가 다른 날에 비해서 한산하다. 아침으로 먹을 바케트 빵을 사서 들고 가는 아이들과 어른신들이 눈에 띄기는 했으나, 지난 주보다는 많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날도 흐리고 하니끼 늦은 아침을 먹고 더 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침대에서 뒹굴대면서 늦게 나왔는데, 여기 사람들도 똑같을 것이다.


달베이다라는 동네는 정부에서 공항동에 아파트를 많이 지어서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을 해서 생긴 동네로 보인다. 이 지역과 길 건너에 바베조아 지역에는 엄청난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래서, 살고 있는 유동 인구는 많은데, 잘사는 동네는 아니어서 사람들이 모두 소탈하게 살아간다. 동네에는 동양인이 나 혼자라서 길가면은 많이 아이들이 인사를 해 준다.


항상 하는 인사 - "니하오"

나도 "니하오"라고 해 준다.


여기에서는 중국사람과 한국 사람을 구별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나이드신 분들은 한국을 잘 모르신다. 가끔 아셔도 북한인지 물어 본다. 북한은 김정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잘 모른다. 그냥 한국이 중국과 붙어 있는 같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우리도 알제리를 제대로 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있기에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서로 서로 다르다. 다행히 모두 프랑스와 아랍어를 섞어서 쓰고 있다. 그래서, 인사말도 동일하다.


어제 저녁에 늦게 퇴근하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그래서, 운전 면허증과 여러가지 서류를 줬는데, 서류가 없다고 벌금을 내라고 한다. 매번 경찰에 보여 주던 서류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어서 회사 동료에게 전화해서 바꿔 줬더니, 내가 중국 사람인줄 알았고, 중국 사람의 경우에는 면허증 외에 별도 서류가 있어야 운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게 없으면 벌금 2만원이란다. 한국사람은 괜찮다고 한다. 경찰도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을 구별을 못하는구나. 그래도 면허증이 국제 운전 면허증이라서 거기에 한국이라고 써 있는데, 그것을 보고도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건 아마도 흑심이 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내가 외국인이니 저녁 커피 값이라도 벌어 볼 생각인 듯 했다. 이래서 프랑스어를 더 공부해야 하나보다. 프랑스어가 약간만 가능했어도 대응이 되었을 듯 하다.


이제 회사에 와서 일을 시작할려고 한다. 오늘도 빨리 하고 집에 가서 한국 갈 짐을 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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