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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활을 준비하며

알제리이야기

이야기를 시작하며


지난 1년간의 알제리 생활에서 일어 났던 일을 시간의 순서대로 하나씩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필자는 필명 "달베이다"이다.

필자가 살던 동네이름이 Dar El Beida 이며, 영어로는 White House, 스페인어로는 "Casa Blanca"이다. 아랍어로 Dar는 House이고, Beida는 White이다. 동네는 한국의 공항동이다. 동네 바로 옆에 공항이 있고, 정부에서 상업지구로 개발 중인 신도시이다. 작은 동네지만,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외곽 지역이다.


알제 공항 옆 달베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알제리로 나를 인도했다


2022년 5월에 이란 주재를 나가는 조건으로 부서 이동이 있었다.


이란 주재를 나가려면, 미국 등 서방의 이란 경제 제재가 풀려서 자유로운 금융거래가 가능해야 파견이 가능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미국과 이란의 오랜 이슈였던, 핵합의를 타결하고 경제 제재를 대부분 해제하기로 합의를 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중동에서의 큰 시장인 이란 비즈니스에 대한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때는 회사에서 이란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에서 트럼프정부로 넘어가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급격히 냉각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이란 제재 해제를 반대 하면서 갑자기 기존에 합의한 내용을 백지화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출구전략을 찾아서 비즈니스를 정리했으나, 핵합의 파기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일단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불씨는 남겨 놓았다. 이때가 2017년말의 일이었고, 2018년 상반기까지도 이란 수출이 가능했었다.그러나, 그 후로는 이란 수출이 중단되었다.


이란과 금융거래가 전면 중지되었고, 회사 내에서는 큰 혼란이 왔다. 매출이 줄어든 것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트럼프 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란 비즈니스는 정상적으로 운영 되지 않고 있으며, 방치된 상황이다. 또한, 한국 기업이 철수한 자리에 중국 기업들이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으나, 공급 및 품질 문제로 시장에서 크게 성공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주전 중동 거래선 한국 방문 행사가 있었고, 내년도 비즈니스를 협의하는 자리가 있어 참석을 했다. 이란 영업 담당자인 필자는 중동 거래선들에게 조심스럽게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을지 물어 보았다. 나의 미래가 얼마나 밝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래선들은 현재의 이란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고 이야기 해줬다. 신문과 방송에 나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란 내부의 문제와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미국 내 로비 그리고 러시아 등의 주변 국제 정세가 핵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또한, 이란 여성들의 히잡 착용에 대한 이슈 및 이란 내 민감한 쿠르드족에 대한 갈등과 연계되어 반정부 시위로 흘러가는 중이다. 미국은 핵협상을 통한 돌파구를 찾기 보다는 이란 내 상황을 더 악화시켜서 정권을 바꿔 보려는 노력에 더 힘을 쓰는 중이다. 그래서, 이란 정세는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으나, 당분간은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https://youtu.be/KMbJm7oB8r4


현재 중동의 상황을 잘 설명한 영상이라고 생각이 된다. 현재 중동은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미국과 사우디, 이스라엘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가 Opec+의 일원으로 원유 감산을 추진하면서 미국에서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상황이다.


미국이 국제 원유가격 안정화를 위해서 사우디에 증산을 요청했는데, 반응이 미적지근하더니 결국은 감산이라는 카드가 나왔다. 바이든이 사우디 방문까지 해서 부탁을 했는데도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관계가 안 좋은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구애하여 편 가르기를 하는 중인데, 생각보다 잘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잘못된 것이기에 언젠가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란이 여기에 놀아 나서는 안되는데, 워낙 경제 제재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란 경제 상황은 안 좋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핵협상에 나서서 이란을 지원했다면,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과 미사일을 팔아 외화 벌이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미국이 예전과는 다르게 세계의 중심에 있지 못하고, 자국의 이익 중심으로 판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가 만든 판을 바이든도 내려 놓지 못하고 같이 돌리고 있다. 언젠가는 역풍이 되어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중동 정세는 나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란 영업담당으로 부서 전배를 했는데, 주재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인사 내부적으로 알제리 영업 파견을 검토 중이다. 다만, 주재워은 아니고 양성과정을 통해서 중동 내 활용가치를 높히려고 하는 듯하다.


2년간의 파견 후 중동 업무에 대한 역량을 키우고, 이란 비즈니스가 정상화되면 주재 파견으로 전환 추진할려고 한다. 처우는 주재원에 준한다고 하며, 캐나다에서 공부 중인 가족의 학비와 주택이 지원된다. 기러기 아빠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쉬운 점은 이란을 나가기 위해서 이란어 공부를 과외와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하고 있었는데, 그냥 좋은 경험으로 끝나버려 아쉽다. 국내에 이란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나름 블루오션이라 생각하고 올인을 추진했는데, 이제는 방향 전환을 할 시간이 왔다.


알제리 파견을 위해서


아내는 요즘 알제리에 대해서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다. 어떤 나라이며, 기온은 어떻게 되고, 삶의 수준은 어떠한지 등등 필자 혼자 타지에 나가서 고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 준비 중이다. 아내는 캐나다에서 카톡과 전화로 여러가지 조언을 해 준다.


필자는 이번이 3번째 해외 파견이다. 2010년에 서아프리카, 2016년에 브라질 그리고2022년 알제리를 가게 되었다. 아직 인사에서 최종 발령을 내지 않았으나, 가게될 확률은 50% 이상이다. 인사에서는 주재 발령 나기 전에는 집팔고 이사 준비를 하지 말라고 한다.


갑자기 전쟁이 나서 사업을 철수 하는 등 파견 전 변수가 많이 있다. 2020년 8월에 브라질 파견이 종료되고 한국에 돌아올 때는 브라질 주재가 마지막 회사에서의 해외 생활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운 좋게 한 번의 기회를 더 받았다. 캐나다에 있는 가족을 위해서 기회를 잘 살려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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