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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25 - "저녁단상"

알제이야기

"삼시세끼 어촌편"


나영석 예능을 정말 좋아한다. 해외에 살다보니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외장하드에 담아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보는데, 특히 유해진님과 차승원님의 프로그램은 동시대를 같이 살았다는 느낌인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된다. 요즘에 보는 프로그램은 삼시세끼 어촌편 1 을 본다. 2015년에 방영이 되어서 벌써 8년이 넘은 작품이다. 지금봐도 그렇게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안 드는 것을 보니 뭔가 먹는다는 소재로 방송을 만드니 시대의 유행을 타지 않는 스테디 셀러 같은 프로그램이다.


차승원님이 요리할 때 보면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내가 요리를 못하기 때문에 틀린지 맞는지는 모르지만, 요리를 먹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에서 정말 이 분은 고수다 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먹어 보지는 않아서 모르겠으나, 나에게 동일한 식재료와 양념이 있으면 나도 저 맛을 낼 수 있을까? 나도 잘모르겠다. 욕심으로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요리가 결국은 양념과 식재료가 중요하고 그 다음이 손맛이 아닐까 한다. 손맛은 얼마나 눈대중으로 간을 잘 맞추는지도 한 몫할 수 있다.


저녁한끼 - 감자양파 볶음과 햇반

참바다 유해진님도 대단한 분이다. 낚시를 좋아하거나 재능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도전을 한다. 4편인가에서 참돔을 낚았는데, 그건 꾸준히 한 우물을 팠기 때문에 얻어 걸린 것이다. 무너가를 꾸준히 하다 보면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데, 때로는 기대 이상 일수도 있고, 때로는 실망일수도 있다. 유해진님의 열정과 꾸준함이 가끔씩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빛을 못 보고 편집되어 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호준이. 이 친구는 정말 차승원님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이 있다. 아니 어떻게 사람 마음 속에 들어가서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이건 독심술을 넘어서 거의 한 몸이라 볼 수 있다. 아내가 나에게 늘 하는 말이 호준이 절반만 하라고 한다. 저런 보조가 있으면 요리가 정말 쉽고 빠르게 끝난다고 한다. 그건 나도 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거의 없다. 내 주변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방송용이다 라고 했더니, 내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단다. 그래 아내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이렇게 세 사람이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은 벌써 시즌 5까지 나왔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듯 하고, 나 역시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보면서 같은 감동을 계속 받을 것 같다. 그래 뭘하든 꾸준한 것이 좋다.


"알제의 생활"


아침에 눈을 뜨면 창밖으로 일출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에는 7시가 다 되어서 해가 뜨기 시작하는데, 석양 만큼이나 지중해의 일출은 예쁘다.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사진을 찍어서 이 날을 기억하려고 한다. 일출을 보고 나면, 아침 루틴이 시작된다. 아침에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제대로 꾸준히 하는 것이 없었는데, 아침 루틴을 만들고 나서 아무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게 된다.


아침 기상 > 약먹기 > 스트레칭 > 일출 찍기 > 씻기 > 아침 먹기 > 시간되면 오전 단상 > 안되면 출근


간단한 루틴이지만, 몸에 배이기 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특히 아침 스트레칭은 정말 미치도록 하기 싫은 날이 많다. 그러나, 이것 극복하고 무조건 해야 한다. 일단 시작만 하면 끝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작만 하면 끝까지 갈 수 있다.

아침 일출과 함께 하루를 시작

저녁 취침은 무조건 10시반 전에 침대로 가야 한다. 일찍 자야 아침에 일찍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고, 그래야 아침 루틴을 돌릴 수가 있다. 결국 아침 루틴의 시작은 저녁에 10시나 10시반 전에 취침하는 것이다. 이게 하루의 잘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하루를 잘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같이 노력해 보자.


오전에 사내 식당에 갔더니 고양이 가족들이 음식 먹는 사람들에게 붙어서 먹을 것을 달라고 엄청 울음소리를 낸다. 너무 애처로워서 그냥 넘기기 쉽지 않다. 식당에 고양이를 출입 못하게 해야 하는데, 알제에서는 출입을 제지하거나 쫓아내는 사람은 없다. 고양이에게 상당히 관대하다.

알렉스이다. 아기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알렉스가 계속 나의 주변을 맴돌면서 아이들 밥을 챙겨 달라고 하는데, 난 줄 것이 없다. 한국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하러 식당에 내려 온 것이라서 너희들에게 나눠 줄 밥은 없단다. 아기 고양이들도 엄마 뒤를 따라 다니면서 먹을 것을 달라고 애처롭게 쳐다 본다. 이렇게 아기들이 커나가는 것이구나. 이제는 더 잘해줘야 겠다. 여기서 밥을 못 얻어 먹으면 오늘은 공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회사에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잘 모아서 나중에 글로 남겨야겠다. 현재는 루틴에 따른 생활을 하다 보니, 제 때 글을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꾸준함의 연장선인 듯하다.


루틴하게 살면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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