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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 May 19. 2024

말하지 못한 우울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일요일 아침,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렸다.


커피의 향이 집 안을 가득 채우는 동안, 마음속에 쌓여있던 불편한 감정들이 떠올랐다.


며칠 전 봤던 인터뷰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우울증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믿기지 않았다. 분명 열심히 살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걸렸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우울증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오해받고 있는 현실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고통을 숨기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견뎌야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넌 정말 열심히 살았잖아."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해보았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늦게까지 일하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무기력과 슬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우울증은 결코 한가한 사람들만 겪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사람들조차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며칠 전, 친구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정말 힘들었지?" 친구가 물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솔직하게 답했다. "응, 정말 많이 힘들었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거야. 그걸 인정하는 게 중요해."

그 순간, 큰 위로를 받았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았다. 우울증은 단순히 나태하거나 한가한 사람들이 겪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이었다.

인터뷰에서 들었던 그 말은 나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며, 그것을 겪는 사람들이 결코 약하거나 게으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물었다. 이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것이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내가 겪은 경험과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우울증,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과정들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갔다. 때로는 눈물이 흐르기도 했지만, 그 눈물은 나의 감정을 정화해 주는 것 같았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조금씩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우울증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고통이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랐다.




마지막 문장을 쓰며,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 될 것이다. 우울증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받을 가치가 있어요."

이 결심과 함께,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다시 한번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희망을 느꼈다. 우울증은 결코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조금씩,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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