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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태용 Nov 14. 2024

여보, 사랑해.

작은 일상 속에서 사랑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오늘은 바지 단추 하나가 내게 아내의 사랑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평소처럼 소파에 몸을 기댔다. 하루 종일 착용했던 바지의 단추가 유난히 헐거워져 있음을 느꼈다. 별것 아닌 불편함이었지만, 무심코 아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여보, 이 바지 단추가 좀 헐거워진 것 같아."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내는 재빨리 바늘과 실을 가지고 왔다. 나는 그저 불편함을 토로했을 뿐인데, 아내는 그것을 즉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였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단추를 고정시키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가슴 한켠이 따뜻해졌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 작은 배려들이 모두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침마다 준비해주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출근할 때 건네는 짧은 인사, 퇴근 후 맞이하는 환한 미소까지. 모든 순간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헐거워진 단추 하나가 내게 가르쳐준 것은, 사랑은 거창한 말이나 화려한 선물이 아닌 이런 소소한 순간들의 집합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단단해진 바지 단추를 만지며, 나는 아내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오늘도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작은 바늘 구멍 사이로 스며들어, 일상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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