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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가고 싶은, 바다。

워크숍은 누가 만든걸까.

by 엄태용

바다를 보았다. 푸른 물결이 끝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회사 사람들은 즐거워 보였다. 나는 왜 이리 공허한지.

차가운 모래 위에 홀로 섰다. 파도 소리가 귓가에 밀려왔다 갔다를 반복했다. 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었다. 아내가 좋아할 만한 조개껍데기를 주웠다.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보았다.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순간이란 게 있다. 아내와 함께였다면, 저 갈매기 날갯짓에도 가슴이 떨렸을 것이다.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나는 혼자였다.

파도가 발끝을 적셨다. 차가웠다. 주머니 속 조개껍데기를 만지작거렸다. 집에 가면 보여주어야지. 아내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설렘이 조금씩 피어올랐다.



혼자여서 더욱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리움이란, 어쩌면 사랑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바다는 계속해서 밀려왔고, 나는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내에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조개껍데기처럼 단단하게 여물어갔다.

가을, 하조대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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