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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과 환 Mar 08. 2024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나요?

1.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내 일상은 달라진 것이 없다.


어린 두 아이를 케어하고, 직장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고,

그리고 밤에 가끔 엄마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글쓰기도 멀리한 채, 뭔가 일상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미 많이 슬퍼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더욱 배가 되어 몰려오는 듯 하다.


2. 가끔 엄마와 함께 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실 가물가물하다. 

그마저도 가장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니,

6,7살.무렵 경험했던 굵직굵직했던 큰 사건들..

8살 초등학교 1학년 때의 몇몇 기억들이 떠오른다.


큰아이 세준이가 이번에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니,


지금 내 모습이 내가 어린 시절에 날 돌봐주시던 엄마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벌써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 자라 40대의 아이 둘 아빠가 되었고,

그때 그 활기 넘치고 강인하던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영면에 드셨다.


우리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커갈수록,

나 역시 어느샌가 늙어가고, 그러다 자연의 순리에 의해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3. 언젠가부터 나도 죽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득,


예전 엄마에게 가장 행복했던 때를 여쭤봤을 때가 생각난다.

엄마는 어린 자식들(누나, 나, 동생)들을 배불리 먹이고

깨끗하게  씻겨 놓았을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셨다.


요새 두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밥 먹이면서

엄마의 그 말씀을 떠올린다.


어쩌면, 

엄마의 인생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고 활기찼던 그 순간의 젊음이 

어린 자식들을 키우는 보람과 맞물려서

가장 행복하셨던 때로 말씀하셨던 것이 아닌가 싶다.


4. 내 젊음 역시  지금 두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며 활활 타오르고 있다.

언젠가는 조금씩 불길이 잦아들며 꺼질테지만...

(사실 이미 가장 화려했던 정점은 지난듯하다.)


5. 지금 이 순간. 이 젊음을 더욱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 때가 오면 하늘나라에 엄마와 아빠를 만나러 갈테지만,

그 전까지

좀더 즐겁게 살아가야겠다.


매 순간 좀더 웃어야겠다.


엄마 생각하며 슬퍼하는 것도 줄이고,

다시 글도 쓰고,

좀더 힘을 내자.


엄마도 그걸 원할테니까...


언젠가 내가 늙어서 영면에 들어갈 무렵이 된다면

그때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무슨 대답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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