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졸업식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 교사 3년 차. 졸업한 친구들도 같은 해에 왔다. 함께 들어왔다는 것에 의미 부여를 했음에도, 가는 것이 그리 슬프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내가 쏟은 관심이 부족했던 탓일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슬플 수 있다. 부대끼고 서러워하고 다시 화해하는 그런 지난한 과정. 이를 버텨낼 용기 있고 씩씩한 사람만이 슬플 수 있다. 슬픔은 애태움 위에 싹튼다.
한 학생이 교사실에 들어오더니, 다른 선생님들께 편지를 주고 갔다. 질투가 난다. 그러고는 올라온 감정을 누르느라 온갖 논리를 갖다 댄다. ‘나를 못 알아볼까 봐 두려워 말고, 내가 다른 사람을 못 알아볼까 봐 두려워하라.’ 교사로서의 언어가 성급하게 감정을 누른다.
학생들을 보며 불쑥불쑥 감정들이 올라온다. 그 근원을 잘 살펴보니 감정을 이리저리 힘겹게 다루는 자아가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려면 단단한 자아가 필요할 텐데, 미움과 질투, 사랑에 대한 갈구로 나의 자아는 허름하다. 우선 보듬기로 하자. 미움, 사랑, 질투. 감정이 없는 선생님이 어떻게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겠나. 조금 더 사랑을 퍼올리는 우물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깊어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