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초록

by 이여름

글짓기 교육, 시 교육도 필경 착한 심성을 가지고

바르게 살아가는 인간을 기르는 것이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오덕, 『일기 1』(양철북, 2013, 108p)


바나나는 초록색이다. 한 아이가 영상에서 엄마에게 우리 집 바나나는 초록색이라고 말한다. 왜 그러느냐고 엄마가 물으니 아이는 ‘아직 덜 익어서’라고 답한다. 아이의 솔직함. 바나나는 초록색이다. 바나나가 검은색일 수도 있고, 흰색일 수도 있다. 바나나를 보는 눈이 어느 시점에 놓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어린이. 어린이는 솔직하기에 양심의 힘으로 밝게 산다. 어린이의 힘은 상태 그대로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데서 온다. 글짓기는 맑은 마음을 길어 올리는 행위 이상의 것이 되어선 안 된다. 상을 타기 위해, 대학을 잘 가기 위해, 어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쓰는 글쓰기가 우리 아이(미래)를 얼마나 더럽혀 놓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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