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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한복이 Feb 24. 2023

꼭 다시 만나요


아이들이 졸업을 했다.


헤어진다는 게 어떤 감정인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은 심쿵이는 우리 집으로 놀러 오면 자기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애교 섞인 말로 울고 계신 선생님들을 웃게 했다.


마지막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는 알지만 그게 슬픈 감정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과는 끝내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졸업식 내내 평소 같은 밝은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을 대신하듯 엄마만 주책맞게 울고 또 울었다.



졸업 전날 아이와 마주 앉아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쓰는데 선생님을 잊지 않겠다는 아이의 글씨가 왜 그렇게 슬프던지.

어린 나이에 만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금세 흐릿해지겠지만 아이를 대신해 엄마가 오래오래 기억하겠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예뻐해 주셨는지 말이다.


자려는데 사과가 선생님께 노래선물을 하고 싶다며 귀를 틀어막고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과는 종종 혼자 노래를 만들어 불러 녹음을 한다)

편지 쓰느라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아이의 의지가 대단해서 그냥 뒀다.

짧은 노래라 금세 만들어는 졌는데 녹음이 순조롭게 되지 않았다.

9시 반이면 자는 아이가 11시까지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눈은 이미 반쯤 감기고 목소리는 잠겼는데 입이 말을 듣지 않아 자꾸 틀렸다.

자고 내일 아침에 녹음하자해도 소용없었다.

괜히 찡했다.


다행히 아이가 잠들기 전에 큰 실수 없이 녹음이 끝나고.

아이는 뿌듯하게 깊은 잠에 들었고 나는 노래를 듣다가 울컥하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눈뜨자마자 선생님께 보내드렸다.

언니의 노래를 자장가 삼아 계속 들어서 자기도 모르게 다 외워버린 심쿵이도 선생님께 보내드리고 싶다 하기에 따로 녹음을 했다.


잠시 뒤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은 선생님들에게서 눈물이 가득 묻은 답장이 돌아왔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았는데 자신의 감정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전달했다. 굳이 엄마처럼 질질 짜지 않고도 말이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이 선생님들께도 잘 전해졌으리라 믿는다.


제목_ 꼭 다시 만나요
작사 작곡_ 이희진

냇물이 바다로 흘러가 다시 만나는 것처럼
선생님 우리도 다음에 꼭 다시 만나요
친구들아 우리도 꼭 다시 만나자
선생님 감사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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