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입학을 했다.
앞니 두 개 빠져가지고 생글생글 웃으며 얼른 학교에 가자고 보채는 모습에 감회가 새롭다.
어제까지 마냥 어린아이 같았는데 자기 몸집보다 큰 책가방을 메고 친구와 손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여러 감정들이 우르르 밀려왔다.
내 아이의 새로운 출발 앞에 아이만큼이나 설레기도 하고 낯선 환경에 혼란스럽진 않을까 생각하니 괜한 걱정이 앞선다.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친구들과 잘 지내야 할 텐데,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어쩌나,
학교생활에 흥미를 못 느끼면 어떡하나.
뭐 늘어놓자면 끝도 없을, 피도 안 되고 살도 안 되는,
말 그대로 쓸데없는 걱정거리들이다.
정작 아이는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는데 말이다.
엄마는 매번 아이 걱정만 하는데 막상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낸다.
그걸 알면서도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엄마인 내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까닭일 테지.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 모습도 곧 끝난다.
학교에 가고부터 얼마나 쑥쑥 크는지 잘 알기에.
그저 너무 아픈 상처는 받지도 말고 주지도 말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기를,
차츰차츰 단단해져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기만 하면서 점점 차가워지는 엄마가 되지는 말기를.
너를 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했던,
너의 엄마로 살게 된 2016년 3월 14일 그 첫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너의 힘찬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
잘해나갈 거라는 걸 알고 있어.
엄마는 항상 너의 뒤에 서있을게,
너는 앞으로 나가서 너의 세상을 마음껏 그려 봐.
앞으로 걸어갈 너의 날들은 훨씬 더 빛나고 멋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