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과정이론

다섯 번째 봄

by 새봄

심리학자 솔로몬(Solomon)과 콜비트(Corbit)는 1974년에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버들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과정 내내 어떤 기분이고 그 기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스카이다이빙 초보자들은 점프 직전에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고, 무사히 착지한 직후부터는 엄청난 안도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초보자들이 점프를 반복할수록 점프 직전에 느끼는 공포감은 점점 줄어들고 착지 후에 느끼는 안도감은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중에는 스카이다이빙 고수가 되면 점프를 하러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떠오르는 순간부터 마음이 차분해지더라는 것이었다.


이런 결과를 근거로 솔로몬은 ‘정서의 반대과정 이론’을 내놓았다. 이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언제나 서로 대립하는 두 쌍의 정서를 동시에 느낀다.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항상 자신의 감정이 중립에 위치하길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 기쁜 일을 맞이했을 때 그 감정보다는 조금 뒤늦게 그 반대의 슬픈 감정이 형성되어 끝과 끝에 있는 감정 두 가지를 동시에 느낄 것이라는 것이다.


감정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강렬한 감정이 지나간 뒤에는 반드시 반대되는 감정이 찾아온다. 공포 뒤에는 안도, 사랑 뒤에는 불안, 기쁨 뒤에는 허무. 익숙하다고 느끼는 것의 반대편에는 알 수 없는 낯선 감정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이렇게 균형을 이루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혼자 있을때도 혼자가 아니었던 순간이 있고, 혼자가 아니어도 혼자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 이유없이 기분이 좋던 날도 있었고 좋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 ‘반대과정이론’을 떠올려 보면, 감정은 하나로 치우치지 않게 되었고 나름 무던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이러한 반대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기쁜 것만을, 잘하고 싶은 감정만을 가지고 싶다가 갑자기 다가오는 실망감에 주저앉아 버리기도 하고,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운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기도 한다.


졸업설계를 앞두고 이 글을 쓰고 있는 그때, '졸업설계의 여정' 은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중인 지금 또한 그렇다.


매일매일의 길을 나 자신이 개척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는 알 수 없는 확신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도 건축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확신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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