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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맘 Apr 18. 2016

엄마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가.

there is nothing better than this.


매일 똑같은 하루인 듯 합니다.

아기는 매일 울고. 매일 울고. 매일 울고. 그래서 많이 울고.

아기 울음을 달래고, 또 달래고, 또 달래다보면.

시간은 왜 이렇게 더디게 흐르는 건지...

시간아, 흘러라. 노래를 부르며 자꾸만 시계를 봅니다. 


남편의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기다립니다.

애타게 기다려보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겨우 오전 열시네요.

남편이 퇴근한다고 해도, 딱히 편해지지않을 몸인데, 이상하게 저는 남편의 퇴근을 기다립니다.

아마도 그 시절. 저는 사람(어른)과의 대화가 아주 고팠나봅니다.


아기를 재우는데 들인 시간에 비해, 아기가 잠에 빠져든 시간은 너무 짧아요.

휴식이 너무 간절한 엄마에게, 아기의 이른 기상은 가혹하기 짝이 없어요.

또 한 번 시계를 봅니다. 아직도 오전이 다 지나지 않았어요.

우리 아기는 언제 커서 내가 좀 편해지려나.

언제쯤 나도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 날을 학수고대해보지만, 그 날이 아주 먼 미래의 날 같아서 자욱하기만 하죠.


그러는 사이. 

시간은 가지 않는 듯, 스멀스멀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에게만 멈춰진 시간 같았었는데, 역시 어김없이 제 시간도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어요.

아이를 재우고 비로소 한숨돌릴 수 있는 밤이 오고나서야,

또다시 흘러간 하루라는 시간이 실감나곤 했습니다.

어떤 날에는 허무한 마음이 들어 마음이 뻥 뚫린 것 같기도 했어요.


모두 첫째를 갓 낳아 기르던 초보엄마, 제 이야기입니다.






복직을 하면 조금은 다를 것 같았어요.

'육아'라는 것에서 공간적으로나마 격리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줄 알았어요.

그래서 무리를 감행하며 복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복직을 했어도 별반 다를 바 없었어요.


예상했던대로.

육아로부터의 공간적해방은 엄마를 더욱 바쁘게 만들었지요.

한 사람이 두 사람의 몫을 해야 하니까 당연히 그랬겠지요.

육아독립군이라면 더욱 그럴것이라 확신해요.

뭔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람있기도 했지만,

정신없이 하루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듯한 마음 한 구석 찝찝함과 헛헛함이 드는 날이 여러 날이었죠.





이제는 첫째가 일곱살이 되었고, 그 사이 제게는 둘째가 생겼습니다.

그 둘째가 이제 20개월이에요. 

저는 현재 잠시 일터를 벗어나 육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제게 엄마딱지가 붙은지 벌써 7년차가 되니,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

오늘, 또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가 이제는 조금 생겼습니다.

고민할 여유.


치열하게만 보이는 육아와 살림, 거기에 워킹맘이라는 명찰까지. 

그 속에서 나는 또 어떻게 하루를 살 것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게 고민하면. 마음이 먹어지고.

마음이 먹어지면. 참 알차지더라구요. 하루가.

이상하게 덜 힘들어지고요.



물론 어느 날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 날도 있지요.

하지만, 그래도 고민해볼 수 있는 가치가 있는 하루를 산다는 것. 

그 자체. 그것만으로도 참 의미가 있는 법이라고 내 자신을 토닥여보면,

또 꽤 괜찮은 하루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오늘. 이라는 영롱한 하루.



월요일입니다.

다른 날보다 훨씬 마음에 에너지가 필요한 날.

휴식을 취하다 왔는데도, 이상하게 에너지가 복귀가 필요한 날.

더욱 크게 숨을 몰아쉬고, 더욱 건강한 생각으로 마음을 채워보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 이번 주. 어찌 살아야 할 지.

별 다른 계획없는 육아와 살림의 일상이지만.

그래도 그냥 뭔가 멋드러진 계획이 있는 것처럼. 약간 허세가 섞일지라도.

그렇게 시작해보겠어요.


이보다 더 좋은건 없다는 생각을 품고

하루를 살아봅시다. 우리.


there is nothing better than this.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이. 어쩌면 지금 내게 가장 좋은 장면이라는 생각.    그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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