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사진 말고, 우는 사진을 찍어보는건 어떨까.
저는 아이들 사진을 참 많이 찍어주는 편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장 씩 찍는데, 아이가 둘이다보니 쌓여가는 사진의 장수가 제법 된답니다.
정말 심심하거나, 정말 우울하거나, 육아가 몹시 힘든 날에는
카메라를 꺼내어 그 동안의 사진들을 역방향으로 돌려봅니다.
사진을 앞으로 넘길수록 하루하루 더 어려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조금씩 더욱 자랐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저절로 웃음이, 저절로 미소가, 저절로 뿌듯함이 샘솟는답니다.
아마 다들 그러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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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아이들이 우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었어요.
환하게 웃는 사진도 물론 너무 귀하지만,
아이들이 울음 짓는 모습도 남겨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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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이제 곧 일곱살이 됩니다.
거의 우는 법이 없어요.
우는 것도 모두 한 때 였다는 걸, 요즘 저는 첫째아이를 보며 실감합니다.
(물론 눈물 대신, 짜증이 늘긴 했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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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이 눈물을 똑- 흘리는 장면도
곧바로 과거가 되어버리고, 몇 년 만 지나도 쉬이 볼 수 없는 장면이 되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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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겨보기로 했어요.
둘째의 우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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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순간에는,
아이의 울음 섞인 육성이 너무 칼끝같이 자극적이니,
엄마는 그저 마음이 복잡해질 뿐이지요.
얘가 또 왜 우나, 얘는 왜 걸핏하면 우나. 싶고-
아휴-
엄마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데는 '아기의 울음'이 특효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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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돌이 지난 아기의 울음은
생존과 직결된 울음보다,
원활하지 못한 엄마와 아기의 의사소통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마는, 정말- 피곤합니다. 피곤해요.
"나도 따라 울고 싶다." 가 절로 입에서 나오는 날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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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더니...
정말 그런거에요.
그 순간,
우리 집은 아이의 울음소리와 내 찌푸린 미간때문에 비극적이었지만,
우는 사진을 따로모아놓고보니,
왜 이렇게 재밌고 우스운건지, 어떤 코메디보다 즐겁더라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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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육아가 조금 비극 같더라도,
사실은 멀리서 보면 이것도 희극이라는 사실.
이 사실 하나가, 오늘의 육아를 조금 더 우리를 힘나게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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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우는 사진. 여러분도 모아 보시는건 어떨까요.
물론 매번 울때마다 사진만 찍어선 곤란합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이요. :D
초등교사. 김수현.
닉네임. 달콤맘.
맘스홀릭 엄마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블로그. [달콤맘의 달콤한 육아, 달콤한 교육]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