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어렵고 이별은 쉬워
한 뮤지션은 이런 노래를 불렀다.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반은 공감하고 반은 공감할 수 없다. (물론 노래는 너무 좋아합니다)
열정만으로 만나던 20대와는 달리 30대가 된 후 쉽게 만남을 시작하는 건,
나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에겐 수능 수리 영역을 지금와서 다시 푸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거미줄같은 지인들을 엮고 엮어 첫 만남을 가지고
세 번째 만남의 공식 루트(?)를 거쳐 연인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들이 참 귀찮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숏폼에 익숙해진 시대에 거스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만남의 노력에 비해 이별은 매우 심플하다.
많은 관계의 노력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카톡 한 통으로 헤어질 수 있는 단순한 과정이 사랑을 허무하게 만든다.
어렵게 쌓은 탑이 알고보니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 같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더욱이 누굴 만나면
이 사람과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미리 짐작하는 습관이 생긴다.
사랑에 빠져 정을 쌓다 한 순간에 무너질까봐,
관계에 있어 소극적으로 변하고 지레 겁을 먹기도 한다.
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인연을 만나 아무렇지 않는 표정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삶의 챕터를 넘기는 것일까?
삶의 고민에 빠져있을 때 쯤 흔히 들을 수 있는 어른들의 말,
이 말이 가끔은 내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을 수 있어
때론 훌륭한 핑계가 되기도 한다.
'아직 인연의 때가 아닌거야'
* 1화의 제목은 베이식의 <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를 차용했습니다.
<애인은 기간제 베프>는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에서 연재중입니다.
인스타그램: @choidal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