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달다
녀석의 아쿠아블루 눈은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애써 외면해보지만 결국엔 넋을 놓아버린다.
도도하고 새침하게 낭창거리는 몸짓을 보고있노라면
기꺼이 내 한몸 바치는 흑기사라도 되어버리겠다.
"가장 볕이 잘 드는 자리를 비워두겠소.
때가 탈까 아까워 외출복으로는
앉지도 않는 벨벳 소파,
향수병이 가득 놓인 화장대 위까지..
그대라면 모두 허락하리다."
푸른 눈의 고양이와 눈맞추지 마시오.
못된 마법에 모든 것을 내어주는 바보가 되어버리니까.
아는만큼 어렵더군요.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는 그 어떤 동물보다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고혹적인 매력을 담아내려
몇번이나 고민하고 지우고 묻어두고 다시 꺼내
오래 묵혀 완성한 작품입니다.
예쁜 콘솔 위, 컬러풀한 소파 옆에두면
화사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겠지만..
흑백의 모던한 공간에서
화려한 주인공을 빛내주려 합니다.
저는 녀석의 바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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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작가 ㅣ일러스트 ㅣ액자